쌍용자동차 직원들(오른쪽)이 16일 오전 경기 평택시 칠괴동 쌍용차 평택공장 앞에서 파업철회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자 파업 농성 중인 노조원 가족들이 이에 항의해 실랑이가 벌어지고 있다.
평택/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절단기 대 쇠파이프 ‘일촉즉발’
경찰 개입으로 최악 사태 모면
사쪽 “비해고자들 자발적 출근”
노조 “결근 협박으로 강제동원”
경찰 개입으로 최악 사태 모면
사쪽 “비해고자들 자발적 출근”
노조 “결근 협박으로 강제동원”
파업중인 노조원들이 26일째 점거중인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에서 16일 우려됐던 노-노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사쪽은 앞으로도 ‘공장 출근’ 시도를 계속하겠다고 밝혀, 정부의 중재나 노사간 교섭이 재개되지 않는 한 충돌 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9시45분께 관리직과 비해고 노조원 등 2500여명은 ‘공장 출근’을 내세우며 평택공장 정문과 후문 등에서 모여 ‘파업중단 및 생산재개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정문을 바라보고 오른쪽 공터 앞에는 생산품질부문 직원들이, 정문에서 왼쪽으로 20미터 떨어진 출입구 앞에는 연구소 직원들이, 후문 앞에는 구매관리·영업부문 직원들이 집결했다. ‘조직적인 움직임’이었다. 이들은 ‘비해고 직원 협의체’ 이름으로 호소문을 내 “회사 생존을 위해서는 정상 출근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은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정문 앞 공터에는 집회 신고가 돼 있지 않아 불법집회이니 해산하라”고 통보하는 등 적극 개입하자, 이날 오전 11시30분께 “공장 안에 외부 세력이 많이 들어가 있어 정상 진입을 할 수 없다”며 공장 진입 유보 뜻을 밝혔다. 이어 ‘파업 철회’ ‘정상 조업’ 등 구호를 외친 뒤 스스로 해산했다.
비해고 노동자들의 움직임에 맞서, 공장 안에서는 파업중인 노조원들이 쇠파이프로 무장하고 던질 오물을 준비하는 등 ‘진입 시도’에 대비했고, 공장 밖 정문에서는 흰 상복을 입은 쌍용차 가족대책위원회 여성 20여명이 사쪽 직원들에게 “공장에 들어가지 말라”고 호소했다. 여성들은 비폭력을 상징하는 장미꽃과 ‘함께 살자’라고 쓴 바람개비를 손에 들었다. 이들은 정문 앞 공터에서 사쪽 직원들의 집회가 열리자 사회자의 마이크를 빼앗고 ‘해고는 살인’이라고 절규하는 등 한때 회사쪽 직원들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노조는 이날 사쪽의 공장 진입 시도 과정에 용역직원들이 일상복을 입고 직원들과 섞여 투입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사쪽에 폭력사태를 우려해 용역을 쓰지 말도록 권고했으나 지난 14일 성남 소재 ㅁ용역회사가 시설경비를 이유로 250명의 용역 신고를 한 사실이 있으나 쌍용 쪽 시설 경비인지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공장 주변에서 해고된 노조원과 회사쪽 직원들의 충돌을 막기 위해 16개 중대로 이뤄진 ‘인간 바리케이드’를 쳤다. 경찰 관계자는 “대화로 풀도록 경찰이 완충 역할을 하겠다”며 “앞으로 또 진입 시도가 있겠지만 경찰은 오늘 같은 자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쪽은 지난 8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공장 후문 쪽에 집회신고를 냈다. 곽상철 공장장은 “노조는 우리가 내놓은 정리해고 유예안도 거부했다. 앞으로도 공장에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출근하며 비폭력 ‘공장 정상화’ 운동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창근 노조 기획부장은 “결근 협박으로 직원을 동원하고 갈고리와 절단기, 포클레인을 준비해 공장에 진입하려고 한 일이 어떻게 자발적이면서 비폭력적인 출근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평택/홍용덕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평택/홍용덕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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