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갈길 먼 국세청 개혁…‘독립성 확보’ 급선무

등록 2009-06-22 19:34

새 국세청장에 내정된 백용호 공정거래위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로 공정거래위 청사에서 퇴임식을 마친 뒤 차에 오르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새 국세청장에 내정된 백용호 공정거래위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로 공정거래위 청사에서 퇴임식을 마친 뒤 차에 오르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편파 징세’ 성찰없이 조직개편 치중땐 신뢰회복 난망
주요 핵심보직 인사 ‘정권 입김’ 막아야 개혁 디딤돌




서현수 대구청장 등 3명 명퇴

이명박 대통령 측근 인사인 백용호 공정거래위원장이 전격적으로 국세청장에 내정됨에 따라, 백 내정자가 정식 취임 후 대규모 후속 인사와 더불어 국세청 조직을 대수술하는 작업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국세청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은 첫 출발점이 정권의 이해관계에 휘둘려 세무행정을 펼친 데 있다는 점에서, 단지 ‘깨끗한’ 외부 출신의 청장 중심으로 형식적인 조직 개편과 내부 추스르기에 무게가 실릴 경우 자칫 진정한 개혁과는 거리가 멀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일단 백 내정자 개인의 역량을 두고서는 국세청 안팎에서도 대체로 ‘무난하다’는 평가가 많다. 지금까지 공정위원장으로서 별다른 잡음 없이 조직을 이끌어온데다, ‘비즈니스 프렌들리’(친기업)를 내세운 정부 아래서도 나름대로 균형 잡힌 행보를 보여왔다는 게 그 이유다.

하지만 백 내정자가 국세청장으로서 맞닥뜨려야 할 과제는 결코 녹록지 않은 편이다. 무엇보다도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 면에서 공정위와 국세청의 무게감은 큰 차이가 난다. 참여정부 시절 국세청 고위 간부를 지낸 한 인사는 “규모도 월등하게 큰데다 무엇보다 정무적 판단의 중요성이 큰 국세청을 이끌면서 기대만큼 성과를 내기란 쉬운 일은 아닐 것”이라며 “조직을 일부 개편하는 작업은 그런대로 밀고 나간다고 해도, 관건은 정치권의 영향력으로부터 국세청 조직을 얼마만큼 독립적으로 끌고 나갈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내다봤다. 국세청 조직의 독립성을 제대로 지켜내지 못하는 한, 명분으로 내세운 ‘개혁’이 자칫 정권의 조직 장악력 강화로 되레 변질될 여지가 크다.


국세청 주요 고위직 현황
국세청 주요 고위직 현황
특히 핵심 보직 인사를 눈여겨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그간 국세청 주요 핵심 보직 인사는 아무리 내부 출신의 청장이라 하더라도 마음대로 할 수 없을 만큼 정권의 입김이 거셌다”며 “신임 청장의 개혁 작업은 얼마만큼 인사정책의 원칙을 지켜나가느냐에 따라 성패가 가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국세청 내부에선 차장을 포함해 주요 자리에 대한 인사 시나리오를 이미 ‘윗선’의 의지대로 만들어 가지고 오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도 여전히 가시지 않는다.

백 내정자가 국회 청문회를 거쳐 정식 취임한 다음에는 국세청 주요 자리의 주인이 많이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마지막까지 청장 후보에 올랐던 허병익 차장의 거취가 관심거리다. 외부 출신의 청장이 오는 만큼 조직 안정 차원에서 당분간 자리를 지킬 것이란 전망과, 신임 청장에게 운신의 폭을 넓혀주기 위해 용퇴를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엇갈린 상태다. 서현수 대구청장과 김광 광주청장, 김창섭 국세공무원 원장 등 고위직 3명은 이미 명예퇴직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직 국세청 출신의 한 인사는 “국세청이 진정한 개혁으로 방향을 잡을 것인지는 주요 보직 인사를 통해 실체가 서서히 드러날 것”이라며 “정권의 조직 장악 의지가 구체화할 경우 청장은 대외 이미지 개선 등에 치중하고, 실제 집행 업무는 일부 실세 그룹 중심으로 굴러가는 ‘이원체제’의 꼴로 전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최우성 기자 morge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