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병철 인권위원장 경찰 호위 속 취임식
[%%TAGSTORY1%%]
현병철(65) 제5대 국가인권위원장이, 경찰이 인권위 건물을 통제하는 가운데 20일 취임식을 갖고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현 위원장은 이날 오전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뒤, 오후 3시 서울 무교동길 인권위 10층 배움터에서 취임식을 열었다. 그는 “국가 인권기구의 수장이라는 엄중한 소명을 생각할 때 경건함을 넘어 두려움마저 느낀다”며 “지난 7년여간 인권위의 성과를 발전적으로 계승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현 위원장은 이어 “인권위는 입법·행정·사법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는 독립된 기능과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며 “외부의 어떤 압력과 간섭도 받지 않고 인권 향상에만 매진해야 한다는 독립성의 원칙을 확고히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취임식에 참석한 100여명의 인권위 직원들에게도 “위원회 조직을 축소하는 과정에서 많은 분들이 상처와 고통을 당한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그 상처를 씻고 조직이 다시 활력을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현 위원장은 지난 17일 인권단체 회원들의 항의로 취임식을 열지 못했으며, 이날도 경찰의 도움을 받아 취임식을 마칠 수 있었다.
경찰은 이날 오전부터 인권위 건물 앞에서 현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인권위원회 제자리 찾기 공동행동’ 등 인권단체 회원 50여명의 출입을 막았다. 이 과정에서 몸싸움도 벌어졌다. 인권위 쪽에서 경찰에 철수를 요구했으나, 경찰은 이를 무시하고 계속 출입을 통제했다. 경찰 관계자는 “취임식 방해 자체가 범죄 구성 요건이 될 수 있는 만큼 자체 판단으로 인권단체 회원들의 진입을 차단했다”고 밝혔다. 인권단체 회원들 가운데 10여명은 경찰의 봉쇄를 피해 취임식장에 들어갔고, 15분가량 진행된 취임식에서도 항의를 멈추지 않았다. 현 위원장이 취임사를 읽어 내려가는 동안, 회원들은 “인권위원회법에 적법하지 않은 꼭두각시 위원장의 취임을 인정할 수 없다”고 고함을 쳤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