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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외국인노동자병원 ‘기적은 계속된다’

등록 2009-07-21 18:49

김해성(48) 목사
김해성(48) 목사
17만5천명 무료진료…설립 5주년 맞아
김해성 목사 “자원봉사자 도움 큰힘”
“다들 기적이라고 하죠. 무료 진료 병원이 5년이나 버틸 수 있을 거라곤 상상도 못했으니까요. 늘 부도 위기에 허덕였지만 그럴 때마다 후원자들이 나타나 주시더군요.”

국내 최초의 외국인 무료진료 병원인 ‘외국인노동자전용의원’이 22일로 개원 5돌을 맞는다. 이사장인 김해성(48·사진) 목사는 21일 “오병이어의 기적이 따로 없었다”며 웃었다. ‘오병이어’란 예수가 떡 5개와 물고기 2마리로 5천명을 먹인 ‘기적’을 일컫는다.

김 목사는 지난 1994년 경기 성남에서 중국동포 권익 보호에 나선 이래, 지금까지 ‘외국인 노동자 인권운동’에 헌신해왔다. 그런 그가 5년 전 이 병원을 차렸던 데는 까닭이 있다.

“10년 동안 외국인 노동자들을 돕다 보니 안타깝게 죽은 이들이 너무 많았어요. 파상풍에 걸렸는데 병원을 가지 못해 결국 폐혈증으로 죽은 중국동포도 있었지요. 그의 주검을 손수 수습하고 보니 ‘사후 약방문’ 아니냐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가 그동안 장례를 치른 외국인 노동자만 1500명이 넘었다. 주검을 수습해 고국에 보내거나, 배상금을 받아 가족에게 전달했지만, 그보다는 먼저 ‘사람을 살리는 일’부터 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2004년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에 지금의 의원을 열었다. 5년 동안 17만5천명이 다녀갔다. 하루에만 200명이 넘는 외국인 노동자 환자들이 병원을 찾는다. 진료부터 입원은 물론 식사 제공까지 모두 무료인 까닭에 여러차례 부도 위기를 맞았지만, 개인 후원자들과 기업 등에서 도움의 손길을 보내줘 겨우 회생하곤 했다. 내과·외과·산부인과 등 진료를 하고 있으며, 공중보건의 3명과 간호사 5명 등 30여명의 상근 직원과 5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돕고 있다.

지난달엔 입원실을 폐쇄했다. 정부 지원 없이 기부에만 의존하는데, 최근 경기불황 탓에 기업 기부금이 반으로 뚝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목사는 희망을 잃지 않고 있다.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지금까지 5년을 버틴 힘이었습니다. 이런 병원이 있는 한 우리 나라에도 희망이 있지 않을까요?” 그는 다음달엔 반드시 입원병동을 다시 열겠다며 활짝 웃어보였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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