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채경수 조사국장, 왕기현 전산정보관리관
백용호 청장 취임 첫 인사
깜짝카드 없이 ‘안정’ 무게
깜짝카드 없이 ‘안정’ 무게
국세청의 개혁과 신뢰회복을 내세운 ‘백용호 호’의 첫 작품이 공개됐다. 의외의 인물을 발탁하는 깜짝카드는 없고, 일단 안정 쪽에 무게가 실렸다.
국세청은 1급 자리인 차장에 이현동 서울청장, 서울청장과 중부청장에 각각 채경수(왼쪽) 본청 조사국장과 왕기현(오른쪽) 전산정보관리관을 임명하는 등 고위직에 대한 승진·전보 인사를 22일 확정, 발표했다. 부산청장에 허장욱 본청 납세지원국장, 광주청장에 임성균 본청 감사관이 임명됐고, 공용표 본청 개인납세국장과 김영근 본청 근로소득지원국장이 각각 대구청장과 대전청장 자리에 올랐다.
인사 결과는 국세청 안팎의 예상에서 거의 벗어나지 않았다. 신임 이현동 차장은 행시 24회로 경북고와 영남대를 나온 국세청 내 ‘대구·경북(TK)’인맥의 대표로 꼽힌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파견나갔다가 현 정부 출범과 함께 청와대 재정경제비서관실(현 경제금융비서관실) 선임행정관으로 일했고, 다시 국세청으로 돌아와 본청 조사국장과 서울청장으로 짧은 시간에 고속 승진가도를 달렸다. 경남고와 동아대를 졸업한 채경수 서울청장(행시23회)은 지난해 대구청장으로 재임하던 중, 한상률 전 청장의 인사로비성 ‘골프회동’에 연루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입길에 오르내리기도 했다. 왕기현 중부청장은 전북 남원생으로 지난 79년 7급 공무원 공채로 공직에 입문한 뒤 국세청 요직을 두루 거치며 국세청 내 비고시 출신 가운데 선두주자로 꼽혔다. 행시 23회 출신인 김영근 대전청장과 허장욱 부산청장은 지방청장 자리를 꿰차며 일선 지휘관을 맡았고, 특히 2년 전 기획재정부에서 자리를 옮긴 임성균 광주청장은 국세청 출신 이외 인사로는 처음으로 지방청장에 임명되는 기록을 세웠다.
본청 국장급에는 행시 27회 출신들의 대거 약진이 눈에 띈다. 관심을 모았던 조사국장에는 송광조 서울청 조사1국장이 발탁됐다. 27회 가운데서는 김덕중 대전청장이 기획조정관에, 이전환 기획조정관이 법인납세국장에 임명됐고, 이종호 법무심사국장은 개인납세국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해 서울청 조사4국장 재임 당시 박연차 회장의 태광실업에 대한 세무조사를 진두지휘한 장본인으로 행보에 관심이 쏠렸던 조홍희 법인납세국장(행시 24회)은 법무심사국장 자리를 맡았다.
국세청은 이번 인사와 관련해 지방청장의 경우엔 다양한 보직 경험과 업무추진력을 주로 고려했고, 본청 국장들에 대해서는 변화를 주도할 전문성과 개혁성에 초점을 뒀다고 강조했다.
최우성 기자 morg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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