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인권단체연석회의 등 시민ㆍ사회단체 회원들이 22일 오후 경기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 앞에서 식량, 식수, 의료진 차단에 항의하고 있다. 경찰은 불법적으로 도로를 점거하고 있다며 참가자들을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연행했다. 평택/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충돌 중 경찰 7명 부상…금속노조원 31명 체포
노·사, 대화의지 있지만 정부 무관심에 감정 격앙
노·사, 대화의지 있지만 정부 무관심에 감정 격앙
22일 경찰·회사 쪽과 노조의 대치로 13명이 다치는 등 쌍용차 평택공장엔 대화와 타협의 움직임이 보이지 않았다. 대신 위기감만 높아지고 있다. 이날 특공대 진입 준비를 마친 경찰은 압박 수위를 더욱 높였고, 노조는 “함께 살자”는 구호를 버리고 “이제는 함께 죽겠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쌍용차 사태를 풀 해법은 없는 것일까.
[영상] 쌍용차 노조-경찰 극렬 충돌…긴장 고조
[%%TAGSTORY1%%] ■ 경찰, 진입할까 이날 경찰은 1000여명을 공장 안에 배치하고 이틀째 헬기로 최루액과 가스를 비닐에 담아 도장공장에 뿌렸다. 최루액은 “스티로폼을 녹일 정도”라고 노조는 전했다. 이날도 공장 본관 등에는 1500여명의 회사 직원들이 출근을 했고, 선무방송을 틀어 노조의 투항을 권유했다. 경찰과 회사 쪽은 20여동의 건물 중 도장공장을 중심으로 6개동을 확보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3시 평택역에서 집회를 마친 금속노조 조합원 3000여명이 3㎞를 걸어 공장으로 다가오자 오후 6시30분께 도장공장에 있던 노조원 수십여 명이 화염병을 들고 정문으로 진출해 경찰과 격렬하게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노조원 등 13명이 다쳤고, 특히 경찰이 순간 전기충격기인 ‘테이저건’을 발사해 한 노조원의 얼굴에 10㎝ 크기의 화살촉이 박히는 등 조합원 3명이 다쳤다. 경찰은 특공대 투입 때 쓸 진압용 컨테이너 박스 2대를 준비했다. 이곳에는 경찰 특공대 100여명이 배치돼 있고, 특수 최루액도 가져다 놓은 상태라고 한다. 경찰은 노조원들이 점거하고 있는 도장공장 진입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최소한의 희생은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청와대 등 여러 곳의 의견을 들을 수도 있다”며 최종 판단은 정부의 몫이 될 것임을 내비쳤다. 이날 오후 공장 정문 앞에서는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인의협) 등 보건의료단체 회원 30여명이 적십자 깃발을 든 채 의약품 등의 반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다가 인의협 의사 이상현씨 등 2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아침엔 평택 굿모닝병원에서 지난 20일 자살한 노조간부 부인 박아무개(30)씨의 영결식이 가족들의 오열 속에 엄수됐다. ■ 돌파구는 없나 대치상황이 길어질수록 회사는 회사대로, 노조는 노조대로 모두 어려운 처지로 내몰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파산 요청이 받아들여지면 회사는 사실상 자산과 설비를 매각하고 ‘공중분해’될 가능성이 높다. 노조의 한 관계자는 “노조에 쏟아질 비난이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최악의 상황을 피하려는 듯, 노사 모두 대화의 문은 열어놓고 있다. 한상균 노조위원장은 “공적자금 투입이라든가 상하이차 책임 문제 등 큰 정치적 문제를 빼놓곤 의견을 좁힐 수 있다”며 “하루라도 빨리 좁히자는 게 노조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사태 해결의 열쇠를 정부가 쥐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노조는 무급휴직 확대, 파견형식의 분사 및 정상화 때 리콜, 애프터서비스(A/S)직 전환 등의 안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회사도 지난달 내놓은 최종안에서 무급휴직자의 수를 확대하는 등 타협의 여지를 보였다.
그럼에도 대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은 정부의 방관적인 태도에다, 노조도 회사도 사태를 풀어갈 확실한 리더십이 없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충돌을 거듭하면서 양쪽의 감정이 악화돼 강경한 목소리가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쌍용차의 한 관계자는 “노사 모두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 애초 내건 요구 외에 ‘협상 불가’를 외치는 이들을 누그러뜨려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시간이다. 경찰과 회사 쪽의 압박 수위가 올라가며 점거농성 이탈자도 생겨나고 있지만, 파업중인 노조원들의 결속력은 오히려 강해져 상황이 더욱 꼬이고 있다. 평택/홍용덕 기자,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TAGSTORY1%%] ■ 경찰, 진입할까 이날 경찰은 1000여명을 공장 안에 배치하고 이틀째 헬기로 최루액과 가스를 비닐에 담아 도장공장에 뿌렸다. 최루액은 “스티로폼을 녹일 정도”라고 노조는 전했다. 이날도 공장 본관 등에는 1500여명의 회사 직원들이 출근을 했고, 선무방송을 틀어 노조의 투항을 권유했다. 경찰과 회사 쪽은 20여동의 건물 중 도장공장을 중심으로 6개동을 확보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3시 평택역에서 집회를 마친 금속노조 조합원 3000여명이 3㎞를 걸어 공장으로 다가오자 오후 6시30분께 도장공장에 있던 노조원 수십여 명이 화염병을 들고 정문으로 진출해 경찰과 격렬하게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노조원 등 13명이 다쳤고, 특히 경찰이 순간 전기충격기인 ‘테이저건’을 발사해 한 노조원의 얼굴에 10㎝ 크기의 화살촉이 박히는 등 조합원 3명이 다쳤다. 경찰은 특공대 투입 때 쓸 진압용 컨테이너 박스 2대를 준비했다. 이곳에는 경찰 특공대 100여명이 배치돼 있고, 특수 최루액도 가져다 놓은 상태라고 한다. 경찰은 노조원들이 점거하고 있는 도장공장 진입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최소한의 희생은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청와대 등 여러 곳의 의견을 들을 수도 있다”며 최종 판단은 정부의 몫이 될 것임을 내비쳤다. 이날 오후 공장 정문 앞에서는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인의협) 등 보건의료단체 회원 30여명이 적십자 깃발을 든 채 의약품 등의 반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다가 인의협 의사 이상현씨 등 2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아침엔 평택 굿모닝병원에서 지난 20일 자살한 노조간부 부인 박아무개(30)씨의 영결식이 가족들의 오열 속에 엄수됐다. ■ 돌파구는 없나 대치상황이 길어질수록 회사는 회사대로, 노조는 노조대로 모두 어려운 처지로 내몰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파산 요청이 받아들여지면 회사는 사실상 자산과 설비를 매각하고 ‘공중분해’될 가능성이 높다. 노조의 한 관계자는 “노조에 쏟아질 비난이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최악의 상황을 피하려는 듯, 노사 모두 대화의 문은 열어놓고 있다. 한상균 노조위원장은 “공적자금 투입이라든가 상하이차 책임 문제 등 큰 정치적 문제를 빼놓곤 의견을 좁힐 수 있다”며 “하루라도 빨리 좁히자는 게 노조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사태 해결의 열쇠를 정부가 쥐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노조는 무급휴직 확대, 파견형식의 분사 및 정상화 때 리콜, 애프터서비스(A/S)직 전환 등의 안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회사도 지난달 내놓은 최종안에서 무급휴직자의 수를 확대하는 등 타협의 여지를 보였다.
그럼에도 대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은 정부의 방관적인 태도에다, 노조도 회사도 사태를 풀어갈 확실한 리더십이 없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충돌을 거듭하면서 양쪽의 감정이 악화돼 강경한 목소리가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쌍용차의 한 관계자는 “노사 모두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 애초 내건 요구 외에 ‘협상 불가’를 외치는 이들을 누그러뜨려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시간이다. 경찰과 회사 쪽의 압박 수위가 올라가며 점거농성 이탈자도 생겨나고 있지만, 파업중인 노조원들의 결속력은 오히려 강해져 상황이 더욱 꼬이고 있다. 평택/홍용덕 기자,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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