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일홍(39) 경감
미국서 교수된 뒤 한국경찰 ‘복직’ 윤일홍 경감
공무원 장기유학 뒤 교수로…2년 휴직 한국행
공무원 장기유학 뒤 교수로…2년 휴직 한국행
“조국이 가난한 제게 대학은 물론 유학 공부의 길까지 주었는데 의리를 지켜야죠.”
8년 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던 경찰관이 현지 주립대학 정교수로 근무하다 복직을 위해 휴직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화제다. 주인공은 지난 21일 대전 동부경찰서 작전경비계장에 복직한 윤일홍(39·사진) 경감.
윤 경감은 미국 아이다호주 보이시 주립대에서 교수로 근무하다 지난 20일 귀국했다. 그는 대전동부서 교통사고조사계장으로 근무하던 2001년 정부의 공무원 장기유학 시험에 합격한 뒤, 미국 미시간주립대 형사정책학과 석사 과정에 입학하면서 유학길에 올랐다.
그는 석사 학위를 받은 데 이어 같은 주의 샘휴스턴주립대 박사 과정에 입학해 공부한 끝에 2007년 7월 ‘텍사스주에 있는 범죄피해자 구호제도’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 과정은 정부 지원이 없어 아르바이트로 학비와 생활비를 충당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으나 3년차부터 텍사스주 범죄피해자 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채용되는 기회를 얻기도 했다.
그가 대학교수가 된 것은 연구 논문이 텍사스주가 범죄 피해자 구제에 관한 정책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대학 쪽은 그가 한국행을 결심하자 언제든 돌아오라며 2년동안 휴직하도록 배려했다.
27일 그는 “가정형편 때문에 대학을 가기 어려워 국비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경찰대에 입학했고 또 학비를 지원받아 외국에 유학까지 마쳤다”며 “경찰이 되고 교수까지 될 수 있도록 기회를 준 조국에 도리를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텍사스주는 범죄 피해자가 입은 피해나 치료비를 정부가 모두 보상해주고 특히 성폭행 피해자에 대한 지원제도가 잘돼 있다”며 “미국으로 돌아갈지 여부는 결정하지 못했지만 연구자로서 외국의 합리적인 가치관과 문화를 알리는 구실을 다하고 싶다”고 밝혔다.
대전/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사진 대전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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