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구역 시공사 선정 앞두고 조합원에 현금봉투
‘경쟁사보다 돈 더줄게’ 문자메시지도 보내
화장실이용료 지급도…삼성쪽 “돈준적 없다”
‘경쟁사보다 돈 더줄게’ 문자메시지도 보내
화장실이용료 지급도…삼성쪽 “돈준적 없다”
삼성물산이 서울 ‘장위 뉴타운’ 재개발 사업에서 시공사로 선정되기 위해 재개발 조합원들을 상대로 금품을 뿌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곳에선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삼성물산·현대산업개발·에스케이건설 3개 건설사가 경쟁중이다. 장위 7구역 재개발조합의 조합원 ㅈ씨는 30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지난 6월 말 삼성물산의 한 직원이 저녁에 집으로 찾아와 현금 100만원이 들어 있는 돈봉투를 주고 갔다”고 말했다. ㅈ씨는 “그동안 건설사에서 돈을 뿌린다는 소문은 많이 들었지만 직접 겪은 건 처음”이라며 “뇌물이라는 생각이 들어 7월 초에 봉투를 전한 직원에게 돌려줬다”고 덧붙였다. 삼성물산은 가구별로 담당 홍보 직원을 두고 있어, 이 직원이 종종 집을 방문했다고 ㅈ씨는 전했다. 장위 뉴타운 사업은 서울 성북구 장위동 68번지 일대(186만7851㎡)에 2만3846가구를 2016년까지 건립하는 사업으로, 서울시의 뉴타운 사업 중 규모가 가장 크다. 장위 뉴타운 7구역은 특히 신축 가구 수(1170가구)가 조합원 수(690여명)보다 크게 많아 투자 수익성이 높은 알짜 지역으로 꼽힌다. 삼성물산 쪽의 금품 살포는 다른 방식으로도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은 홍보 직원들이 화장실도 이용하고 더울 때 잠시 쉴 수 있는 ‘쉼터’ 명목으로 일부 주민들한테 사례비를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합원 ㅇ씨는 “이달 중순께 삼성 직원이 집을 찾아와, 쉼터로 계약하고 싶다며 처음에 50만원을 준다고 해 거절하니, 나중에 50만원을 더 주겠다고 제안해 왔다”고 밝혔다. 다른 조합원 ㅁ씨 역시 “쉼터 사용 명목으로 50만원을 제의해 거절했더니 ‘원하는 금액을 주겠다’고 제안해 왔다”고 말했다.
돈살포 의혹 장위뉴타운 후보지
이주원 성북주거복지센터 지역사업국장은 “시공사 선정과 관련해 요즘은 식사 대접을 하거나 선물을 주는 식으로 은밀하게 금품을 제공한다”며 “장위 7구역의 경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노골적으로 돈을 주는 관행이 되살아난 듯하다”고 말했다. 윤순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시민감시국장은 “이런 로비 비용은 결국 분양가에 포함돼 조합원 부담으로 되돌아온다”고 지적했다. 이런 의혹에 대해 삼성물산 관계자는 “현장 직원들을 대상으로 내부적으로 확인해 봤지만 현금을 뿌린 적이 없으며, 쉼터 명목으로 현금으로 사례비를 준 적도 없다”고 말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