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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수시 전형료가 100만원?

등록 2009-09-16 21:01

수시 전형료가 100만원?
수시 전형료가 100만원?
복수지원 가능해 많게는 10곳 가까이 등록
가격도 1~2만원 올라…대학들 전형료 장사
“부모님께 얘기 꺼내기 어려워 몇 곳은 포기”
광주 ㄱ고등학교 3학년 이아무개(19)군은 이달 들어 대학 수시모집에 지원하면서 전형료만 모두 80여만원을 썼다. 전국의 의과대 8군데에 지원서를 낸 탓이다. 이군은 “기회가 된다면 지원서를 쓸 수 있는 대학에 모두 써보는 건 당연하잖아요. 지방 학생들은 숙박비·교통비까지 해서 100만원도 훌쩍 넘길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고3 아들을 둔 이아무개(경기 부천·41)씨도 사정이 비슷하다. 9개 대학에 지원했는데 80만원 가까운 전형료가 들었다. 이씨는 “10개 가까운 대학에 지원서를 넣다 보니 100만원씩 쓰는 집이 허다하다”고 말했다. 6군데에 지원했다는 서울 ㅂ고 3학년 김아무개(19)군도 “10곳 넘게 지원하는 친구들도 많다”며 “부모님께 전형료 얘기를 꺼내기 어려워 마음에 품었던 대학 몇 곳은 지원을 포기했다”고 했다.

이달 들어 각 대학의 수시모집 전형이 시작되면서, 해마다 가중되는 과다한 전형료에 학부모들의 허리가 휘고 있다. 수시모집은 심층면접 등을 이유로 전형료도 비싸고 무제한 복수지원이 가능해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올해 각 대학의 수시 전형료는 평균 7~8만원 수준이다. 건국대 ‘기회균등 전형’과 같이 수시전형료가 면제되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의 대학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일부 사립대는 전형료를 1~2만원가량 올린 곳도 있다. 이화여대 조형예술학부는 10만원에서 12만원으로, 동국대 전공재능우수자(연기·체육)는 10만원에서 11만원으로 전형료를 인상했다. 세종대 영화예술학과의 전형료는 16만원이나 된다.

이런 상황에서 대학의 수시모집 정원은 이미 정시모집 쪽보다 많아졌다. 올해 전체 대학 모집인원(37만8000여명)의 절반이 넘는 22만여명을 수시로 모집한다.

대부분 학생들이 1~2곳 이상, 많게는 10군데까지 수시모집에 응시하다 보니 경쟁률도 높다. 수도권 대학의 수시 경쟁률은 올해 100 대 1을 넘나든다. 한양대 응용화공생명과학부는 16명 모집에 2162명이 지원해 135 대 1의 경쟁률을, 성균관대 사회과학계열은 133명 모집에 1만1205명이 지원해 84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수시모집 정원이 늘고, 경쟁률까지 높은 점을 고려하면 ‘수시 전형료 시장’의 규모는 수백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대학 입장에선 △정시모집에 앞서 인재를 미리 확보하고 △경쟁률이 높다는 홍보 효과를 누릴 뿐 아니라 △전형료 수입까지 챙길 수 있어 수시모집 비율의 확대를 반기고 있다. 다단계 수시 전형의 1차 시험에서 15배수를 선발하는 대학도 있다.

각 대학들은 특별전형이라서 전형료가 높을 수밖에 없다면서도, 구체적인 전형료 사용 명세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국가에서 수시모집 전형료의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입시전문기관 이투스의 유성룡 실장은 “수시모집은 원래 특기자를 뽑는 취지로 도입됐음에도 비율이 높아지면서 학생들의 경제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수시모집의 도입 취지를 다시금 생각해 봐야 할 때”라고 말했다.

정유경 정민영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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