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 강연 빼곡한 대학생 행사에 5천여만원 지원
환경보전 주무부처인 환경부가 환경파괴 논란을 낳고 있는 ‘4대강 살리기’ 홍보사업을 벌인 사실이 드러났다. 환경부는 이 홍보행사의 실무를 부동산 개발과 컨설팅을 주로 하는 업체에 맡긴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소장 하승수)가 환경부에 요청해 받은 ‘낙동강 그린청년탐사대 결과보고서’를 보면, 환경부는 지난달 15일부터 열흘 동안 5187만원의 예산을 들여 대학생 36명이 낙동강 일대를 둘러보는 ‘낙동강 그린청년탐사대’ 행사를 진행했다.
환경부는 이 과정에서 참가학생 모집, 행사 진행, 홍보 등을 ㅅ기획사에 맡겼는데, 이 회사는 본래 부동산 관련 분양·개발·관리 업무를 주로 해온 곳임이 <한겨레> 취재 결과 밝혀졌다. 환경부는 이 업체를 통해 홍보·운영에 3200만원, 숙박·식비로 890만원, 차량지원에 1000만원 등을 썼다.
ㅅ사 관계자는 이날 “환경부가 ‘물 사랑’을 강조하기에 기획서를 만들어 가져갔는데 채택이 됐다”며 “이전까지 행사 대행 경험이 한 번밖에 없었지만 ‘4대강 살리기 보고서’ 등의 자료를 제출해 후한 점수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환경부가 4대강 홍보를 위해 대학생들을 ‘동원’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애초 환경부는 이번 행사의 목표로 낙동강 탐사를 통한 환경평가와 사용자 제작 콘텐츠(UCC) 및 환경보고서 제작 등 ‘중립적 접근’을 내세웠다. 하지만 실제 행사 일정에는 지역 주민에게 4대강 살리기의 이점 설명, 대구지방환경청장의 ‘4대강 살리기’ 강연 등이 여러 차례 포함됐다. 결과보고서에도 “4대강 홍보를 위한 의미있는 행사였다. 4대강 살리기에 힘을 보탰다”고 평가했다. 정부조직법에는 환경부가 “자연환경, 생활환경의 보전 및 환경오염 방지에 관한 사무를 관장한다”(제34조)고 돼 있다.
조순 환경부 물환경정책과 사무관은 “‘4대강 살리기’를 놓고 첨예하게 의견이 갈리는 상황에서 대학생들의 참신한 시각으로 사업을 바라보자는 취지였다”며 “ㅅ사가 부동산 관련 업체인 건 알고 있었지만, 동영상을 접목한다는 아이디어 등이 좋아 선정했다”고 말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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