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만델슨(56) 영국 기업혁신기술부 수석장관
영국 기업혁신기술부 수석장관 피터 만델슨
“막연히 뭔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지 마라!” 지난 4월 런던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개최했던 영국의 피터 맨덜슨(56·사진) 기업혁신기술부 장관 겸 수석장관이 내년 11월에 G20 정상회의를 주최할 한국 정부에 7일 이렇게 조언했다. 그는 전국경제인연합회 초청 간담회에서 “미리부터, 차분하면서도 철저한 준비를 하라. 분명한 목표를 설정해야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을 거쳐 6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은 그에게는 ‘본업’인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질문보다 ‘부업’인 G20의 의미와 성공 개최 노하우를 묻는 질문들이 쏟아졌다. 그는 한국에서 열릴 G20은 명실상부하게 “세계경제의 조정 위원회로서” 그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근본적 제도 개혁에 매달려야 한다고 말했다. 정상회의의 구체적인 의제에 관한 질문엔 세계경제의 불균형과 같은 근본적인 이슈를 제안해야 하고, 공동의 노력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올 4월 런던 주요20개국 정상회의 주관
‘세계경제 조정자 구실 강화방안 제안’을 맨덜슨은 세계 금융위기를 일으킨 원인으로 꼽히는 규제완화에 대한 반성과 아쉬움도 털어놨다. 그는 “정부가 금융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의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제대로 감독과 규제를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 금융기관의 활동이 더욱 투명하도록 국제적인 감독과 규제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르면 이달 안으로 한-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이 가서명되고, 내년 중에 발효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협정으로 한국 기업들이 130억유로(24조원)의 경제적 이익을 얻을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그는 유럽연합 통상담당 집행위원으로 있으면서 한국을 유럽연합의 자유무역협정 파트너로 지목하는 등 협상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토니 블레어 전 총리, 고든 브라운 현 총리와 함께 ‘신노동당’(제3의 길) 운동을 통해 영국 노동당의 변화와 재집권을 일군 3인방으로 거론될 정도로 당내 입지가 크다. 그는 현재 유럽 좌파에게 제3의 길 이외엔 다른 대안이 없고, 우파에서도 이를 계속 모방할 만큼 제3의 길은 여전히 유럽 정치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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