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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대 의학계열 ‘최고’
15곳 100만원 넘게 받아
15곳 100만원 넘게 받아
박사 학위를 따려는 대학원생들한테서 논문 심사비 조로 최대 300만원에 이르는 큰돈을 내도록 하는 대학들이 10여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규정이 실비 수준의 심사비만 받도록 했는데도, 일부 대학들이 학생들을 상대로 ‘심사비 장사’를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21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김영진 민주당 의원이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제출받은 ‘대학원 석·박사 논문 심사비 현황’을 보면, 전국 193개 대학원 가운데 박사과정 논문 심사료가 100만원을 넘는 곳이 15군데나 됐다. 주로 신학대학들이 큰돈을 요구했다. 그리스도대, 백석대, 한일장신대 등 14개 대학이 신학과에서 논문 심사비 명목으로 100만~160만원을 받았다. 한신대 철학·컴퓨터공학과와 백석대 미술학과 등도 심사 대가로 100만원씩을 받았다.
논문 심사비가 가장 비싼 곳은 원광대로 의학·치의학·한의학과에서 박사논문 심사를 받는 데 무려 300만원이 들었다. 원광대는 석사논문 심사 때도 90만원을 걷었다.
국공립 대학들 가운데서도 석·박사 논문 심사에 10만~60만원을 받는 곳이 27군데에 이르렀다. 석·박사 심사비를 전혀 받지 않는 곳은 한국체육대학뿐이었다. 사립대에선 연세대, 성공회대, 포항공대 등 12개 대학이 석·박사 논문 심사비를 따로 받지 않았다.
고등교육법은 ‘논문 제출자에게서 실비에 상당하는 심사료를 징수할 수 있다’(시행령 44조)고 정하고 있지만, 이런 돈은 대부분 심사를 담당하는 교수들이 챙겨가고 있다. 황희란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논문 심사비는 이미 학비에 포함된 것으로 봐서 따로 걷지 않는 대학도 있다”며 “관행적으로 논문 심사비를 걷는 대학들은 이런 대학들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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