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일하 굿네이버스 회장
국내 첫 출범한 ‘엔피오 공동회의’ 이일하 초대 이사장
월드비전·굿네이버스 등 11개 비영리단체 뭉쳐
월드비전·굿네이버스 등 11개 비영리단체 뭉쳐
“경제성장과 시민사회 성숙에 힘입어 한국의 나눔 문화는 급속도로 성장했습니다. 1991년에 기부를 실천하는 사람이 2만명이었는데 2009년 현재 150만명에 이른 것만 봐도 알 수 있지요. 우리의 목표는 1500만명이 나눔 문화에 동참하는 것입니다.” 월드비전·굿네이버스·세이브더칠드런·유네스코한국위원회… 이름만 들어봐도 쟁쟁한 국내 11개 비영리단체가 뭉쳐 만든 ‘엔피오(NPO) 공동회의’의 초대 이사장으로 선임된 이일하(사진) 굿네이버스 회장은 “보다 공개적이고 전문적인 사회복지단체 경영을 통해 한국사회를 변화시키고자 모였다”고 말했다. 국내·외 구호개발사업을 해 온 사회복지단체들이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4일 첫 창립총회에서 초대이사장으로 당선된 이일하 굿네이버스 회장은 엔피오 공동회의를 탄생시킨 주역이다. 지난 97년부터 월드비전·한국어린이재단 등 사회복지단체장들이 종종 사적인 만남을 갖고 단체별 실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 왔지만, 올해 공식화 제안을 하고 앞장서 조직의 모델을 제시한 것은 이 이사장이었다. “과거 사회복지단체들이 생존에 급급했던 시기를 지나 이제 여러 단체들이 사회복지서비스로 경쟁할 정도로 성장한만큼 조직화를 통한 사회공헌이 필요한 단계라고 봤다”고 그는 설명했다. “서로 정보교류가 되지 않아 중복된 사업을 펼치기도 했고, 새로 생긴 사회복지단체의 경우엔 전문지식의 부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기도 해요. 세제혜택을 노리고 생긴 이름만 사회복지재단인 경우라도 사회적인 검증이 어렵다는 문제도 있었죠.” 전문화, 투명성 확보, 조직화를 기치로 출범한 공동회의의 첫번째 주력 사업은 ‘엔피오에 대한 여론조사 보고서’ 정례 발간이다. 각 단체들의 사회적 기여도 보고서를 매년 발간해 단체가 어떤 사업을 펼쳤고, 얼마를 모금했으며 어떤 성과를 냈는지 투명하게 살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복지단체 운영 노하우 등을 나누기 위한 ‘전문가 워크샵’을 열고, 정기적인 세미나를 통해 사회복지실무 분야의 전문가들을 양성하는 것도 목표다. 자원봉사자 데이터베이스를 통합, 소위 ‘자원봉사인력 은행’을 기관끼리 공유하는 방안도 논의중이다. 내년1월 발간을 목표로 ‘비영리단체 관련 정부예산편성 열람’(가칭) 또한 준비중이다. 어린이 복지사업은 보건복지부와, 해외구호사업은 외교부와, 북녘 동포 돕기 사업은 통일부와 논의하는 식으로 정부 담당부처가 나뉘다보니 다방면에 걸친 사업을 추진할 때 정부가 지원하는 예산이나 관련 법규를 확인하려면 군소단체는 힘이 부쳤다. “궁극적으로는 정부가 ‘엔지오청’을 설립해 각 사회복지단체들의 활동을 새로운 민간복지시스템으로 활용하게끔 촉구할 방침입니다. 정부에 시민사회의 통일된 의견을 전달하고, 민·관을 아울러 온 비영리단체들의 저력을 모아 빈부격차 문제·저출산 문제·다문화 가정 문제 등 공동관심사에 대해 연합캠페인 등을 추진하는 등, 앞으로 공동회의는 한국시민사회가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구심점이 될 겁니다.” 글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사진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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