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세금 낭비·소비자 피해…참지 말고 고치세요

등록 2009-11-04 13:22

08
08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주민 적극적 청구 덕분
시민단체·언론 ‘주요무기’
1998년 시행된 정보공개 청구제도는 갇혀 있던 시민들의 알 권리를 열어젖혔다. ‘보통 시민’들이 공공기관의 자료에 좀더 깊숙이 접근할 수 있게 됐고, 세상은 조금씩 바뀌어갔다.

대한주택공사(현 한국토지주택공사)가 2007년 경기 고양시 풍동에 지은 아파트를 시작으로 분양원가를 공개하고 있는 것도 시민들의 적극적인 정보공개 청구 덕분이다. 이 아파트를 분양받은 주민들은 주택공사가 ‘집 장사’로 폭리를 취한다는 얘기의 실체를 확인하려 2004년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하지만 주택공사는 “기업 경쟁력 약화”를 이유로 ‘비공개’ 결정을 내렸고, 주민들은 소송으로 맞섰다. 재판은 대법원까지 이어졌고, 대법원은 2007년 6월 “아파트 원가는 정보공개 대상이 맞다”고 판결했다. 그 뒤 분양원가 공개는 당연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이 제도를 활용해 공공기관을 효과적으로 감시하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인천공항과 서울을 잇는 공항철도가 연간 1000억원 이상 손해가 나는 것은 잘못된 수요 예측 때문’이란 사실을 밝혀낸 것은 대표적인 사례다.

경실련은 지난 5월 감사원을 상대로 정보공개를 청구해 ‘2002년 인천국제공항철도 건설사업 감사결과’ 보고서를 확보했다. 경실련은 이 자료를 통해 민자사업자가 무리하게 재정 지원을 요구하고, 총사업비 확정 없이 협약이 체결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사소한 전원 공급 방식 불일치로 4500여억원이 추가로 들어가야 한다는 사실도 새로 밝혀냈다.

정보공개 청구를 활용한 언론 보도도 잇따르고 있다. <한국방송>은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미국산 수입 쇠고기에 ‘교차 감염’의 우려가 있다는 점을 드러냈다. 지난해 촛불집회의 발단이 된 ‘미국산 수입 쇠고기의 위험성 논란’과 관련해, <한국방송>은 지난해 6월 정부에 ‘미국 도축장 위생상태 점검 보고서’를 정보공개 청구했다. 공개된 보고서에는 “미국내 일부 도축장의 냉장 과정에서 30개월 미만 쇠고기와 30개월 이상 쇠고기가 접촉해 ‘교차 감염’ 우려가 있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우리 정부의 현지 점검단이 “아무 문제 없다”고 했던 것에 비춰, 점검단의 거짓말이 들통난 셈이다. 반면 시민들 처지에선 ‘밥상 안전’을 지킬 소중한 정보를 얻은 게 됐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하승수 소장은 “시민들은 자신의 권리를 희생당해도 정보 접근이 어려워 불편함을 참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다”며 “시민들이 좀더 많은 정보를 가질수록 정부나 기업의 ‘세금 낭비’, ‘소비자 피해’ 등 잘못된 관행을 고칠 수 있는 만큼, 정보공개 청구제도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