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전 대통령의 만주군 혈서 지원 기사가 실린 1939년 3월31일치 <만주신문> 사본. 민족문제연구소 제공
민족문제연구소, 당시 신문 공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일제강점기 만주국 군관에 지원하면서 “죽음으로써 충성을 맹세한다”는 내용의 혈서를 써냈다는 당시 신문 기사가 발견됐다. 그동안 설로만 떠돌던 박 전 대통령의 ‘혈서 지원’이 객관적 방증으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족문제연구소(소장 임헌영)는 <친일인명사전>의 전면 공개(8일)를 사흘 앞둔 5일, 이 사전에 친일인사로 수록된 박 전 대통령 관련 내용을 공개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이와 함께 박 전 대통령이 1939년 일제의 괴뢰국인 만주국의 군관에 응모하면서 지원서류와 함께 ‘충성’을 다짐하는 혈서와 청탁 편지 등을 보냈다고 보도한 당시 <만주신문> 기사를 함께 공개했다. 만주국에서 일본인들이 발행한 <만주신문>은, 1939년 3월31일치 7면에서 ‘혈서 군관지원’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29일 치안부 군정사 징모과로 조선 경상북도 문경 서부 공립소학교 훈도(교사) 박정희군(23)의 열렬한 군관 지원 편지가 호적등본, 이력서, 교련검정합격 증명서와 함께 ‘한목숨 다 바쳐 충성함 박정희’(一死以テ御奉公 朴正熙)라는 혈서를 넣은 서류로 송부되어 담당자를 감격시켰다”고 보도했다. 또 이 신문은 박정희 훈도가 편지에 “일본인으로서 수치스럽지 않을 만큼의 정신과 기백으로서 일사봉공(一死奉公)의 굳건한 결심입니다”라고 적었다고 전했다. 조세열 민족문제연구소 사무총장은 “친일인명사전 발간을 앞두고 박 전 대통령의 아들 박지만씨가 ‘게재·배포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등 정치 쟁점화하고 있다”며 “불필요한 논란이 정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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