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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이사람] ‘광주의 어머니’ 슬픔 딛고 평화 품길…

등록 2009-11-08 23:24

헨케-라이나츠(69) 마부르크-비덴코프 예술가협회 이사장
헨케-라이나츠(69) 마부르크-비덴코프 예술가협회 이사장
5·18 그린 작품 기증한 독일화가 헨케-라이나츠
독일 화가 안네그레테 헨케-라이나츠(69·사진·마부르크-비덴코프 예술가협회 이사장)가 8일 5·18민중항쟁을 형상화한 작품 ‘한 어머니의 슬픔’을 광주시립미술관에 기증했다.

이 작품은 그가 지난달 8일부터 한달 동안 광주시 서구 농성동 광주시립미술관 상록전시관에서 열린 ‘독일에서 온 편지전’에 출품한 광주 연작 3점 중 하나다.

민중미술가 홍성담 판화전 계기 광주 관심
“20년만에 다시 찾은 한국…많이 밝아져”

이 작품은 가로 70㎝, 세로 100㎝ 크기로 1980년 5·18 당시 아들을 잃은 어머니가 무덤에 쓰러져 울부짖는 모습을 비장하게 표현했다. 화면 중심의 빨강 색조가 윗부분과 아래부분에서는 하양과 파랑으로 바뀌는 구성은 젊은이의 죽음이 한국 민주화의 밑거름이 되었듯이 어머니의 슬픔과 분노도 평화와 화해로 승화하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았다.

그는 88년 자신의 갤러리에서 민중미술가 홍성담씨의 판화전을 열면서 한국의 현실과 광주의 비극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듬해 홍씨가 북한에 걸개그림을 보냈다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되자 국제적인 구명운동을 펼쳤다. 90년에는 한국 법정에 출석해 “독일 갤러리에서 판화를 판매한 수익이 터무니 없게도 ‘북한의 자금’으로 조작됐다”고 증언해 홍씨 석방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그는 “첫 방문 때는 한국이 어둡다고 느꼈는데 20년 만에 다시 찾으니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며 “아픔을 딛고 일어선 광주 시민을 위로하고 존경하는 마음으로 작품을 내놓았다”고 말했다.

그는 뒤셀도르프에서 조형예술을 공부하고 스테인드글라스·아크릴 등을 활용한 여러 기법의 창작 활동을 펼치다 71년부터 국제적 명성을 얻자 78년에 상설 갤러리를 열어 운영해왔다. 2차 세계대전 때 아버지를 잃은 개인사로 말미암아 반전·평화·사랑 등 인류 보편의 가치를 표현하는 데 남다른 열정을 쏟았다.

‘독일에서 온 편지전’은 지난 9월 독일 헤센주의 마부르크에서 한국 작가 20명이 전시를 성황리에 마치자 광주에서 독일 마부르크 작가 17명을 초청하면서 성사됐다.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사진 광주시립미술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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