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중립성 의심”
정부 세종시 실무기획단의 고위 관계자가 세종시 원안고수 입장인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를 비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친박 쪽이 발끈하고 나섰다.
박 전 대표의 측근인 유정복 의원은 26일 열린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에게 명확한 경위파악을 요구했다. 유 의원은 “세종시나 4대강 문제로 정치적으로 예민한 상황인데, 이런 시점에서 공무원들이 중립을 지키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세종시 기획단 관계자가 기자들과 만나 ‘세종시가 안 되면 박근혜가 잘될 것 같냐’라고 했다는데, 이 내용을 파악했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정 장관이 “파악되지 않았다”고 답하자, 유 의원은 “그 공무원이 누구인지, 발언 진위가 무엇인지, 공무원의 지위를 망각한 발언이 있었다면 어떻게 조처할 것인지 답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정 장관은 “내용을 파악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박 전 대표의 또 다른 측근 의원은 “기획단 내부에서 이 일이 어떻게 처리되는지는 반드시 지켜볼 것”이라며 “본인의 해명이 없고, 기획단 차원의 적절한 조처도 없다면 기획단 자체가 중립성을 잃은 것으로 판단해 문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시 기획단의 고위관계자는 24일 기자들과 만나 “이게(세종시가) 안 되면 박근혜는 잘 될 것 같냐. 이게 엎어지면 여권 다 죽는 거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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