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본부세관이 적발해 4일 공개한 대규모 중국산 ‘짝퉁’ 명품 시계. 인천공항본부세관 제공
중국산을 한국산 속여
미 반출시도 일당 검거
미 반출시도 일당 검거
200억원대의 중국산 ‘짝퉁’ 명품이 인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반출되려다 세관에 적발됐다. 적발된 위조 명품 시계와 가방 등 4000여점은 무게만 2t(시가 240억원어치)에 이르러, 인천공항 개항 이래 최대 규모다.
인천공항본부세관은 4일, 중국에서 만든 위조 명품의 선적지를 우리나라인 것처럼 꾸며 미국으로 반출하려 한 혐의(상표법 위반)로 이아무개(39)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중국 상하이에서 인천공항을 거쳐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가는 화물의 선적지를 서울 동대문구에 있는 한 제조업체의 명의를 도용해 허위신고하는 수법을 쓴 것으로 전해졌다. 공항세관은 “중국산 제품은 미국 세관 통관 때 까다로운 절차를 거치지만, 한국산은 상대적으로 통관이 수월한 점을 악용하려 했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물품 이름을 동대문 등에서 흔히 수출하는 ‘의류 부자재’로 허위신고해 가짜 명품임을 숨겼다. 적발된 물품은 롤렉스, 까르띠에 등의 명품 시계와 구치·루이뷔통·버버리 등의 명품 가방과 지갑, 신발 등이었다.
이들이 수출하려 한 물품 중에는 가방 등에 붙일 수 있는 베르사체·돌체앤가바나 등 유명 상표의 금속라벨 6만개도 포함돼 있어, 이들이 미국 내 가짜 명품 제조 조직에 라벨을 공급하려 한 사실도 확인됐다고 공항세관 쪽은 전했다.
공항세관 관계자는 “미국과 다섯 달에 걸친 국제수사 공조 및 배송이력 추적 등을 통해 이들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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