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빼곤 연예·스포츠 관련 일색
분야별로도 정치·사회 인물·이슈 빠져
분야별로도 정치·사회 인물·이슈 빠져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9일 발표한 ‘올해의 인기 검색어’ 10가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예년과 달리 정치·사회적 인물이나 이슈에 대한 세부통계가 빠지면서 ‘자의적 잣대’를 적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네이버가 이날 내놓은 인기 검색어 10개(그림)는 ‘노무현’을 빼고는 모두 연예·스포츠 관련 어휘들이다. 네이버는 2009년 1월부터 11월까지 11개월 동안 자사 사이트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검색한 단어 10가지로, △꽃보다 남자 △노무현 △2PM △장자연 △마이클 잭슨 △김연아 △소녀시대 △유이 △2NE1 △선덕여왕을 꼽았다. 이와 함께 분야별·성별·월별 인기 검색어 등 세부순위를 공개해 누리꾼들이 올 한해 이슈를 곱씹을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세부통계가 제시된 분야는 영화·드라마·오락프로그램·게임 뿐이고, 인물은 가수·방송인·배우·개그맨·스포츠스타만 거명됐다. 네이버가 제공한 월별 인기검색어 순위를 보면, ‘김대중’(8월) ‘노무현’(4월)이나 ‘나영이 사건’(9월) 등 사회적 이슈도 있지만 ‘정치인’등의 인기검색어 항목이나 세부통계는 공개하지 않았다.
네이버가 기왕에 연말을 맞아 내놓은 올해의 인기검색어에는 다양한 영역의 열쇳말이 들어 있었다. 2007년까지만 해도 인기작가, 기업인, 정치인 등을 항목별로 분류했고, 2007년 기업인 분야 인기검색어는 1위 ‘안철수’를 비롯해 ‘김승연’ ‘이건희’의 순서로 나타나기도 했다. 그러나 장기간에 걸쳐 촛불집회가 벌어지며 정치사회적 이슈가 격화한 지난해에 네이버는 인기검색어에서 정치·사회와 관련된 분류항목을 아예 없앴다.
인터넷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기검색어는 인터넷 공간에서 한해 화제를 돌아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정치사회 등 핵심 분야를 제외하고 연예정보 일색으로 제시한 것은 누리꾼들의 관심을 한 분야로 몰아가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네이버를 운영하는 엔에이치엔(NHN) 관계자도 “예년과 다른 기준을 적용했다는 지적과 연성 키워드에 치우친 결과만을 전달한다는 것에 대해 내부적 고민이 있다”고 말했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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