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해양부의 금남보 조감도. 행정도시 첫 마을 단지를 배경으로 왼쪽 수변에 소수력발전소가 들어서고 금강을 가로질러 고정보와 가동보가 건설된다. 대전지방국토관리청 제공
높이 키우고 폭 좁혀…전문가들 “주변 주택 침수 피해”
수심 1.5m 준설 추가…시공사 “배 띄우게 수심 유지”
수심 1.5m 준설 추가…시공사 “배 띄우게 수심 유지”
정부의 4대강 사업 가운데 금강에 들어서는 금남보의 설계가 애초보다 환경에 더 악영향을 주는 쪽으로 바뀌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금남보의 변경된 사업 내용이 환경에 주는 영향을 다시 평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토해양부와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은 최근 충남 연기군 남면 금남보 가(임시)물막이 공사 현장에서 설명회를 열어 “금남보는 높이 4m, 너비 360m로 지어지고, 고정보와 가동보, 소수력발전소를 설치하며, 수심 1.5m 정도 유지하도록 준설한다”고 밝혔다. 이렇게 해 200년 만에 올 큰 홍수에도 대비할 수 있도록 계획 홍수위를 높이고, 보를 만들어 물을 저장함으로써 갈수기에 하천 수질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금남보의 규모나 시설은 애초의 하천계획에서 상당히 달라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곳은 애초 행정도시에 포함된 구역으로 보 건설 계획이 있었으나, 4대강 사업의 내용보다 더 환경친화적으로 설계됐다. 2009년 1월 행정도시 개발계획을 보면, 금강 금남보의 높이는 3.5m, 너비는 450m였으며, 고정보와 가동보를 설치하도록 돼 있었다. 행정도시 개발계획은 금강을 자연재해로부터 안전하고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친환경 하천으로 만들기 위해 복원·보전·친수지구로 나눠 정비하는 것이 뼈대다. 결국 4대강 사업의 금남보는 애초보다 높이가 0.5m 높아지고 너비가 90m 줄어들었으며, 소수력발전소 설치와 수심 1.5m 준설이 추가된 내용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보를 높이면 주변지역의 지하수위가 높아져 침수 등 피해가 생기고, 준설를 하면 저서(물속 바닥) 생태계에 큰 악영향을 줄 것이라며 금강 사업 계획의 재검토를 촉구했다. 허재영 대전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보 높이가 높아지면 주변 지하수위 상승을 가져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커진다”며 “주변 농지나 주택지에 침수 피해가 생기고 홍수위가 높아져 홍수 때 피해도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민걸 공주대 환경교육과 교수도 “보 높이의 변화나 준설의 추가는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크므로 실시계획 이전의 환경평가는 의미를 잃는다”며 “더욱이 4대강 사업의 사전 환경성 검토나 환경평가가 매우 부실하게 이뤄졌으므로 금강을 포함한 4대강 사업은 환경영향 평가를 다시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금강 금남보의 시공을 맡은 대우건설 박태균 현장소장은 “행정도시 건설계획과 조금 달라졌지만, 환경영향 평가를 거쳤고, 변경안의 환경 시뮬레이션에서도 하천 생태에 문제가 없었다”며 “실시설계에서는 배를 띄울 수 있도록 수심을 1.5m 이상으로 유지하도록 했고, 준설도 하상(하천 바닥)을 정리하는 수준이어서 강 생태나 주변 환경에 큰 악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기/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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