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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교회에 울려퍼진 성탄절 ‘연꽃 화음’

등록 2009-12-25 20:13

광주시 치평동 무각사의 보리수나무 합창단원 30여명이 25일 이웃인 무진교회에서 성가곡 ‘주님과 함께’를 부르며 성탄을 축하하고 있다.
광주시 치평동 무각사의 보리수나무 합창단원 30여명이 25일 이웃인 무진교회에서 성가곡 ‘주님과 함께’를 부르며 성탄을 축하하고 있다.
광주 무각사 합창단, 이웃 무진교회 찾아
지난해 석탄일에 해준 축하공연에 답례
“축복하고 사랑합니다. 우리의 찬양을 기쁘게 받아주세요.”

성탄절인 25일 오전 11시 광주시 서구 치평동 무진교회 예배당. 이웃에 있는 무각사의 보리수나무 합창단원 30여명이 가슴에 연꽃 무늬 놀이개를 달고 연분홍 치마를 받쳐 입는 등 꽃단장을 한 채 무진교회 연단 앞에 섰다.

이들은 성탄을 축하하는 생일떡으로 백설기 100여명 분을 선물하고, 3주 동안 연습한 성가곡 ‘주님과 함께’를 불렀다. 진객을 맞은 무진교회 신자들은 노래가 끝나자 “합창단의 목소리가 마치 천사들 같다”며 아낌없는 갈채를 보냈다. 교회에선 성탄예배를 함께 한 뒤 이들에게 떡국을 대접하며 감사를 표시했다.

이 교회 신자인 이귀임(70·고 윤영규 전교조 위원장의 부인)씨는 “성탄절에 찾아온 무각사 합창단이 한없이 곱고 예쁘다”며 “교회 안에 연꽃이 가득 핀 듯 사랑의 향기가 돈다”고 반겼다.

이날 합창단의 공연은 무진교회 성가대가 지난해 사월초파일 무각사에서 열린 불탄일 축하공연에 참석한 데 대한 답례로 이뤄졌다. 성탄이 다가오자 무각사 쪽은 절집 들머리에 ‘이 땅에 예수님 오심을 축하합니다’라는 펼침막을 내걸어 축하하기도 했다.

무진교회 장관철 목사는 “예수님은 평화와 화해를 선포하러 이땅에 오셨다”며 “차별없이 사랑을 베푸신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러 오신 불제자와 합창단을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말했다.

무각사 주지 청학스님은 “새벽에 부처님 앞에 절하고 오전에 예수님 탄생을 축하할 수 있는 저는 행복한 사람”이라며 “‘무진’이 뜻하는 것처럼 간절한 기도와 끝없는 봉사로 세상을 행복하고 아름답게 하는 데 손을 맞잡겠다”고 말했다.

무각사·무진교회를 포함한 원불교 천주교 등 4대 종단은 지난 3월부터 한 달에 두 차례 무각사 주차장에서 재활용품을 팔아 홀몸노인, 소년가장, 이주여성 등을 돕는 ‘보물섬 장터’를 운영해왔다. 올해 마지막 장터는 26일 오전 11시 같은 장소에서 ‘이웃 사랑 더하기’라는 주제로 열린다.


두 종교 이웃은 광주 상무지구 안에 나란히 자리하고 있지만 출범 이력과 활동 성향은 사뭇 달라서 이런 연대와 화합이 한층 이채로운 시선을 받고 있다.

무각사는 1972년 국군 전투병과 장교들을 교육하는 상무대 안의 신행도량으로 창건돼 보수 색채를 유지해왔다. 94년 상무대가 이전하면서 조계종 송광사의 도심 수행도량으로 면모를 일신했다. 반면 무진교회는 78년 옛 도심인 동구 광산동에 세워졌다 2000년 새 도심인 서구 치평동으로 이사하며 무각사와 이웃하게 됐다. 구성원들이 강신석 전 5·18기념재단 이사장을 비롯해 윤영규 전 전교조 위원장, 정동년 5·18민중항쟁연합 의장, 문병란 시인, 고진형 영광 성지고 교장 등 민주인사들이어서 진보 성향이 강하다.

광주/글·사진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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