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일대에 기습 폭설이 내린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거리가 교통체증을 보이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연휴 마지막날 시내 주요도로 극심한 정체
“1cm 안팎” 기상예보·늦은 제설 혼란 키워
“1cm 안팎” 기상예보·늦은 제설 혼란 키워
2.5㎝ 안팎의 눈에 서울과 수도권이 꼼짝달싹하지 못하고 갇혔다. 27일 오후 갑자기 내린 눈으로 서울 시내 도로가 얼어붙어 극심한 교통정체를 빚는 등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 서울 큰 혼란 연휴 마지막날인 이날, 서울 시내 곳곳은 극심한 교통혼란을 겪었다. 세종로와 종로, 청계천로 등 주요 도로에선 차량이 ‘거북이 운행’을 했고,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 등 간선도로에서도 차들이 시속 10㎞ 안팎의 속도로 엉금엉금 기었다. 이날 밤에는 상당수 택시 운전자들이 일을 접고 들어가는 바람에 평소보다 한산한 모습이었다. 회사원 박문녕(31)씨는 “분당에서 서울 역삼역까지 오는 데 2시간 넘게 걸렸고, 그동안 모두 네번이나 사고를 목격했다”고 말했다. 회사원 이예원(31)씨는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공연을 보러 갔는데 출연 가수들이 차가 막혀 40분이나 늦게 시작됐다”고 말했다. ■ 기상청 예보도 혼잡 키워 이날 극심한 교통혼잡이 빚어진 데는 기상청의 예측 미숙도 영향을 끼쳤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내놓은 기상통보에서 “서울·경기 지방에는 이날 늦은 오후나 밤 한때 산발적으로 눈(강수 확률 60~70%)이 오는 곳이 있을 것”이라고 예보했다. 적설량도 ‘1㎝ 안팎’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이날 서울 적설량은 2.6㎝였고, 영하의 기온 속에 눈이 짧은 시간에 집중적으로 내려 곳곳이 얼어붙었다. 앞서 기상청은 연휴 시작 직전인 지난 24일 예보에서 “27일은 조금 흐리겠고, 주말 야외활동에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기상청 쪽은 “오후에 1㎝ 안팎의 눈이 올 것으로 내다봤지만, 저기압 통과 시점이 빨라지면서 눈이 짧은 시간에 더 많이 내렸다”고 설명했다. ■ 한발 늦은 제설작업 2.6㎝의 눈에 서울시내 도로가 사실상 마비된 것은 서울시의 대응이 미숙했기 때문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서울에선 오후 1시20분께부터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서울시는 눈이 1㎝ 정도 쌓인 오후 2시30분부터 1단계 제설 비상근무에 들어갔고, 4시30분부터 2단계 비상근무를 발령했다. 2단계 비상근무가 발령되면 시와 구청의 가용 인원 절반 이상과 동 주민센터 직원들이 투입돼 제설작업을 벌이게 된다. 이에 따라 제설대책본부, 25개 자치구, 시설관리공단, 도로교통사업소의 제설인원 3400여명과 제설장비 1200여대가 동원됐다.
하지만 도심 곳곳에서는 제설작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극심한 정체가 빚어졌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영하의 날씨 때문에 제설작업에 어려움이 컸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눈이 내릴 때 기온이 영하 8.6도였다”며 “내린 눈이 바로 얼어붙었고, 휴일을 맞아 나들이 차량들이 몰리면서 제설차의 작업 속도가 늦어졌다”고 밝혔다. 정유경 권은중 김경욱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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