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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정총리 “장사 잘 될것”…주민 “원안 지켜라” 소금세례

등록 2010-01-17 20:48수정 2010-01-17 21:56

정운찬 총리가 16일 충남 연기군 조치원읍 중앙시장을 방문해 상인들을 만나는 동안, 한 주민이 ‘세종시 원안 추진’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다 경찰의 제지를 받고 있다.  연기/연합뉴스
정운찬 총리가 16일 충남 연기군 조치원읍 중앙시장을 방문해 상인들을 만나는 동안, 한 주민이 ‘세종시 원안 추진’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다 경찰의 제지를 받고 있다. 연기/연합뉴스
[세종시 수정안 후폭풍] 세종시 예정지
7번째 방문서 상인들과 말다툼 끝에 봉변
“생계대책 된다면…” 지역민심 분열조짐도
16일 오후 세종시 예정지인 충남 연기군을 7번째 방문한 정 총리는 조치원 시장을 돌며 시민들을 설득했다. “세종시에 중앙부처가 오면 장사가 잘 안되고, 기업도시가 오면 장사가 잘될 겁니다.” 그러자 한 60대 과일장수는 정 총리에게 “수정안 내용은 원안의 일부에 불과하다. 원안을 지켜야 한다. 나중에 기업이 안 오면 어떻게 할 거냐?”고 맞받아쳤다. 이런 말다툼이 벌어지는 동안 이곳 주민들은 정 총리에게 소금을 집어던졌다. 일부 주민들은 정 총리에게 달걀을 던지려다 경호원과 경찰에게 제지당하기도 했다.

저잣거리에서 한 할머니는 정 총리에게 “잘생겼다. 이 지역을 위해 투쟁하자”고 말하기도 했다. 정 총리는 반색하며 “수정안 말이냐”고 물었다. 그러나 이 할머니는 “원안을 지키자. 충청도 사람들은 고지식해서 한번 결정하면 죽으나 사나 그대로 간다”고 대꾸했다. 정 총리는 머쓱한 표정으로 돌아섰다.

잇단 봉변을 당한 총리 일행이 부랴부랴 시장을 빠져나가자, 시장 상인들은 모여서 “총리가 올 때마다 자존심이 더 상한다” “총리를 보면 혈압이 오르고 짜증이 난다” “이명박 밑에서 일하는 게 부끄럽지도 않은가”라고 거세게 비난했다. 총리와 한나라당 의원들, 장관 등이 와서 수정안이 좋다고 말할수록 “원안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주민들의 의견도 더 완강해지는 분위기다. 조치원역 앞에서 만난 이아무개(46·충북 제천)씨는 “수정안이 더 좋다면 여기 주민들이 먼저 반기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연기군 남면 진의리 간담회에서는 주민 대표들이 정 총리의 발언에 박수를 치는 색다른 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그러나 조아무개(60·진의리)씨는 “입에 풀칠은 해야 되니 총리에게 ‘아파트 지어주고, 농사짓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그래도 행정도시 원안이 수정안보다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입자대책위 관계자도 “원안이 좋다는 건 알지만 정부가 반대해 행정도시 건설이 잘 안되니 호구지책부터 마련하려는 것”이라며 “총리의 발언에 박수쳤다고 수정안에 찬성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홍석하 행정도시무산저지 충청권비상대책위원회 사무국장은 “대부분 지역민들이 나라의 미래를 위해 희생한 원주민들의 진심과 민주주의적 법·절차를 무시한 정부의 수정안에 분노하고 있다”며 “정부가 입맛에 맞춘 여론조사로 국민을 호도하려 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사회 혼란을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기/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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