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100명선…한달에 32만원
건국대(총장 오명)가 학교를 마치고도 취업하지 못한 졸업생들이 학교 안 기숙사와 식당, 도서관 등을 재학생들과 같은 조건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기로 했다. 국내 대학 가운데 졸업생에게 공식적으로 기숙사를 제공하는 것은 건국대가 처음이다.
건국대는 16일 이번 학기 졸업생 가운데 취업을 준비중이거나, 취업을 했지만 거처를 정하지 못한 예비 사회인 50~100여명한테 기숙사 입주를 허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2인1실 기준으로 한 달에 32만5000원의 기숙사비를 납부하면, 숙소뿐 아니라 식당, 헬스장, 도서관 등 학교 안 모든 시설을 재학생과 똑같이 이용할 수 있다. 학교 쪽은 이들에게 취업 프로그램도 지원하면서, 여건에 따라 졸업 뒤 2~3학기 동안 기숙사를 더 사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건국대는 다음달 제2 기숙사(961명 수용)를 개관하면서, 기존의 제1 기숙사를 더해 모두 307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을 보유하게 됐다. 학교 쪽은 한 해 지방 신입생 비중이 900여명 안팎인 만큼 재학생에 전혀 피해를 주지 않고 취업난으로 고생하는 졸업생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건국대 기숙사 김재경 관장은 “기숙사를 나간 졸업생들 가운데 상당수가 학교 근처에서 생활하면서 ‘기숙사에 좀 더 있을 수 없느냐’는 문의를 해온다”라며 “지속적인 취업 지원과 안정적인 사회 적응 기회 제공 등을 위해 이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