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이리나(51)씨
장이리나씨 성공회대 엔지오대학원서 공부
“우즈베키스탄에선 한국어 인기가 높아요. 체계적으로 공부해 한국어를 알리고 싶은 마음에 한국에 왔습니다.” 올해 성공회대 엔지오대학원 신입생 가운데 늦깎이 ‘한국 유학’에 나선 고려인 여성 장이리나(51·사진)씨의 얘기다. “고려인이지만 가족들 모두 계속 러시아어를 써서 우리 말을 전혀 몰랐다”는 그는 1998년 당시 초등학교 5학년이던 아들 황이고르(23)씨가 교내 한국어 동아리에 가입하면서 ‘덩달아’ 배우기 시작했다. 평소 ‘우리말’이 궁금했던 그는 아들의 ‘교과서’를 빌려 독학으로 공부했지만, 2005년에는 타슈켄트에 있는 한국교육원에서 초급반 강사로 활동할 정도로 익숙해졌다. 회화 실력에 한계를 느껴 유학을 결심하고도 가족을 땜에 주저하는 그를 격려한 것도 아들이다. “2002년 한국에 유학해 중·고교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한국어 실력이 많이 늘었던 아들이 ‘엄마, 우리 걱정 말고 꼭 가보라’고 응원해 줬어요.” 수업을 듣는 짬짬이 따로 부족한 한국어 공부를 하고 있다는 그는 학비를 충당할 겸 하숙집 근처에 있는 할인마트에서 아르바이트도 하고 있다. “한국어 문법은 어렵지만, 음식이나 다른 건 전혀 문제 없어요. 열심히 공부해서 여름 방학 때 오기로 한 아들과 남편을 놀라게 해주고 싶어요.”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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