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도링거(57)
광주항쟁 세계에 알렸던 데이비드 도링거 방한
“정의를 위해 목숨을 바쳤던 5월 영령들의 곁에 묻히고 싶어요.” 5·18 광주민중항쟁 때 광주에서 외신기자들의 취재를 도와 5·18을 세계에 알리는 데 기여했던 미국인 데이비드 도링거(57·사진)가 16일 광주 5·18기념재단을 찾아 이런 뜻을 전했다. 앞서 그는 2007년 미국에서 5·18 민주묘지에 묻히고 싶다는 청원서를 기념재단에 보내왔다. 그는 1978년 미국평화봉사단원으로 전남 영암보건소에서 결핵퇴치 사업을 하던 중 ‘5·18’을 겪었다. 그는 <뉴욕 타임스> 등 외신기자들의 통역을 맡아 취재를 도왔고, 전남대병원 등에서 숨지기 직전의 중상자들을 인터뷰해 자료로 제공했다. 또 전남도청에서 24일 하룻밤을 지새우고,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기록하며 사진으로 생생하게 찍어두기도 했다. 한국 이름 ‘임대운’으로도 불리는 그는 이후에도 피해자들을 돕겠다며 1년을 더 한국에 머물렀다. 그는 이날 오후 기념재단에서 만나 “당시 민주와 정의를 외쳤던 5·18의 지도자들한테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이 운동에 많이 참여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사후에라도 5월의 영웅들과 천국에서 다시 만나고 싶다”고 밝혔다. “사후에 가족들이 재를 광주 5·18 민주묘지와 영암 월출산에 뿌려주기를 바란다”는 그는 “광주 시민들 옆에 있게 된다면 명예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기념재단 쪽은 “광주시 쪽과 협의해 옛 5·18묘지(망월동)에 묻히는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광주/글·사진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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