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귀국한 이듬해 1946년 봄 백범 김구 선생이 공주 마곡사에서 관내 유지들과 함께 찍은 기념 사진으로 2009년 공주시 사곡면사무소에서 뒤늦게 발견된 것이다. 백범 옆에 앉은 이는 우당 이시영 초대 부통령이다.
김구재단, 공주 마곡사서 창작 판소리 특별공연
탈옥수로 머물던 천년고찰서
명창 왕기석·임진택씨 열창 부처님 생신날, 백범 김구 대한민국임시정부 주석이 충남 공주시 사곡면 운암리 마곡사에서 판소리로 부활한다. 마곡사와 재단법인 김구재단은 21일 오후 2~4시 마곡사 대광보전 앞마당에서 창작 판소리 <백범 김구>를 특별공연한다고 19일 밝혔다. <백범 김구>는 우리 근현대사 인물 12명을 주인공으로 한 판소리 12바탕의 첫 작품이다. 천년고찰에 임옥상 화백이 그린 낙락장송 한 그루가 내걸리면 익숙한 한복 차림의 위대한 영혼이 뚜벅뚜벅 걸어나와 나라잃은 통한의 아픔, 의연한 항일무장투쟁, 분단을 앞둔 조국에 대한 안타까움을 소리로 들려준다. 소리는 왕기석·임진택 명창이 맡았다. 막은 3부 해방시대, 남북 분단을 막으려고 필사적인 노력을 하는 백범의 모습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저리게 한다. “하지 하지해놓고 암 것도 하지 못하게 한 것이 하지여.” 소리꾼은 휘모리 장단에 맞춰 당시 미군정청 대표 하지 중장을 풍자한다. <백범 김구>는 무겁고 울컥한 관객의 마음을 해학으로 풀어내는 묘미도 있다. 마곡사의 <백범 김구> 공연은 각별한 인연으로 이뤄져다. 공연장은 백범이 머리를 깎고 짧은 기간 구도의 길을 걸으며 국권회복과 민족해방의 의지를 다졌던 암자와 해방 뒤 다시 찾아와 심은 향나무가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는 111년 전인 1899년 탈옥수의 몸으로 이 절집을 찾았다. 앞서 1896년 황해도 안악 치하포에서 일본군 중위 쓰치다를 죽여 국모시해의 원수를 갚고 사형 선고를 받았던 그는 고종의 특사로 감형받은 뒤 탈옥했다. 1949년 6월백범 서거 뒤 마곡사에서는 그의 파란만장한 삶을 위로하고 위대한 영혼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49재가 열렸으며, 지금도 백범이 거처하던 방 앞에 그의 영정을 모셔놓아 깊은 인연을 엿보게 한다. 이 절에서는 지금도 백범이 나무를 심은 뒤 찍은 기념사진, 49재를 지내고 슬픔을 감추지 못하는 지사들의 표정이 고스란한 사진을 부처님 모시 듯이 소중하게 보존하고 있다 마곡사 남태규 종무실장은 “백범을 그린 판소리를 부처님 오신날 공연할 수 있어 감회가 깊다”며 “민중과 강토를 사랑한 백범의 마음을 받들어 금강을 생명강으로 되돌리는 4대강 반대 투쟁으로 이어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대전/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사진 김구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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