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공사 내년착공 계획
대책위 “소쇄원 등도 위험”
대책위 “소쇄원 등도 위험”
농어촌공사가 4대강 사업의 하나로 영산강 지류에 있는 광주댐의 홍수 조절 기능을 강화한다며 댐 높이를 2.6m 높이는 공사를 추진하고 나섰다. 시민단체들은 소쇄원과 식영정 등 담양 일대 주요 문화재들의 침수 피해가 우려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농어촌공사는 지난달 말부터 720억원을 들여 광주댐을 지금의 해발 77.4m에서 79.9m로 2.6m 높이는 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벌여왔다고 밝혔다. 공사는 6월 말 이 조사를 마치고 설계를 거쳐 내년 1월 착공할 계획이다. 농어촌공사 전남본부 쪽은 “영산강의 홍수 조절과 노후 제방 보강을 위해 이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라며 “광주댐 주변의 200년 빈도 홍수 강우량이 1971년 254.9㎜에서 2005년 335.6㎜로 31.6%로 증가한 기후 변화를 반영했다”고 밝혔다.
광주호 둑 높임 사업 반대 대책위원회(대표 정운모)는 20일 성명을 내어 “광주댐을 높이면 호수생태원과 가사문학관이 물에 잠기고, 소쇄원·식영정 등 국가·도 지정 문화재 16곳의 발목까지 물이 차게 된다”며 “자연과 역사 문화재를 파괴하는 밀어붙이기 사업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실제로 광주댐의 수위가 2.6m 높아지면 환벽당의 조대와 쌍솔이 물에 잠기고, 식영정보다 10여m 낮은 진입도로까지 물이 들어찰 것으로 예상된다. 또 소쇄원 부근 주차장까지 물이 차오르게 돼 나무로 지어진 문화재가 쉽게 부식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농어촌공사 전남본부 김규장 차장은 “정확한 측량이 끝나지 않아 수위가 얼마나 올라갈지, 문화재에 피해가 있을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며 “둑의 배수 방식이 현재 물넘이에서 수문으로 바뀌기 때문에 혼란이 빚어진 듯하다”고 말했다.
광주댐 주변은 민간 정원의 원형을 간직한 양산보의 소쇄원(국가사적), 송강 정철이 <성산별곡>을 지은 식영정(전남도문화재) 등 유서깊은 문화재가 16곳에 이르며, 풍광이 뛰어난 자미탄 골짜기는 가사문학관·호수생태원 등이 들어서 해마다 수십만명이 찾는 명소다. 한편 광주댐은 1976년 9월 광주 북구 충효동, 전남 담양군 고서·남면 일대에 둑 길이 505m, 둑 높이 25m, 만수면적 186㏊의 농업용 저수지로 만들어졌다.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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