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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집집마다 악취 진동…오물에 짓무른 동심

등록 2010-06-14 21:06수정 2010-06-16 19:37

레헤마 카심(6)이 지난 8일 탄자니아 다르에스살람 알리마우어 지역에 있는 자신의 집 앞 개울 앞에 앉아 있다. 비가 많이 오면 개울에 물이 차올라 집안까지 밀려오기도 한다.  굿네이버스 제공
레헤마 카심(6)이 지난 8일 탄자니아 다르에스살람 알리마우어 지역에 있는 자신의 집 앞 개울 앞에 앉아 있다. 비가 많이 오면 개울에 물이 차올라 집안까지 밀려오기도 한다. 굿네이버스 제공
탄자니아 빈곤마을, 하수시설 없어 쓰레기 가득
레헴 등 140만 아이들 피부병에도 치료엄두 못내

아프리카 어린이에게 희망을 ②
아프리카 어린이에게 희망을 ②
[아프리카 어린이에게 희망을 ②]

레헴 카심(6)의 집 앞엔 늘 검은 물이 흐른다. 하수시설이 없어 온갖 오물들이 모이는 곳이다. 시궁창 냄새가 침대 2개와 낡은 서랍장이 놓인 작은 집을 뒤덮고 있었다. 우기 때면 오물이 집 안까지 밀려들어온다. 레헴은 집 밖에서 친구들과 뛰어놀기를 좋아한다. 전기가 없어 낮에도 어두컴컴한 방에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8일 만난 레헴은 이날도 집 밖에 있었다. 하지만 레헴이 입고 신은 낡은 옷과 슬리퍼는 그를 지켜주기에 역부족이었다. 지난해부터 레헴은 피부병을 앓고 있다.

레헴의 엄마 할리자 하미스(23)는 5년 전 탄자니아 남쪽 시골 마을 린디에서 먹고살 길을 찾아 비교적 경제활동인구가 많은 이곳 다르에스살람으로 왔다. 그러나 이곳에서 그가 찾을 수 있는 건 식당일 같은 파트타임 일자리뿐이었다. 결국 다르에스살람에서도 가장 주거환경이 열악한 알리마우아 지역에 정착했다. 알리마우아가 아이들에게 좋은 환경이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 그는 “그나마 이곳에 있으면 어쩌다 일자리라도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피부병 때문에 온몸을 긁어대는 레헴은 아직도 병원 치료를 받아보지 못했다고 했다. 당장 이번달 내야 할 1년치 방세 24만탄자니아실링(약 20만7120원)을 마련하기도 빠듯하다. 엄마 할리자는 올해 일자리가 없어 아무 일도 하지 못했다.

레헴 카심(6)의 집 앞엔 늘 검은 물이 흐른다. 하수시설이 없어 온갖 오물들이 모이는 곳이다. 시궁창 냄새가 침대 2개와 낡은 서랍장이 놓인 작은 집을 뒤덮고 있었다. 우기 때면 오물이 집 안까지 밀려들어온다. 레헴은 집 밖에서 친구들과 뛰어놀기를 좋아한다. 전기가 없어 낮에도 어두컴컴한 방에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8일 만난 레헴은 이날도 집 밖에 있었다. 하지만 레헴이 입고 신은 낡은 옷과 슬리퍼는 그를 지켜주기에 역부족이었다. 지난해부터 레헴은 피부병을 앓고 있다.

레헴의 엄마 할리자 하미스(23)는 5년 전 탄자니아 남쪽 시골 마을 린디에서 먹고살 길을 찾아 비교적 경제활동인구가 많은 이곳 다르에스살람으로 왔다. 그러나 이곳에서 그가 찾을 수 있는 건 식당일 같은 파트타임 일자리뿐이었다. 결국 다르에스살람에서도 가장 주거환경이 열악한 알리마우아 지역에 정착했다. 알리마우아가 아이들에게 좋은 환경이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 그는 “그나마 이곳에 있으면 어쩌다 일자리라도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피부병 때문에 온몸을 긁어대는 레헴은 아직도 병원 치료를 받아보지 못했다고 했다. 당장 이번달 내야 할 1년치 방세 24만탄자니아실링(약 20만7120원)을 마련하기도 빠듯하다. 엄마 할리자는 올해 일자리가 없어 아무 일도 하지 못했다.

시몬 음판디(11개월)의 아버지 다니엘 음판디(26)는 말라위 출신 이주노동자다. 노점에서 옷을 팔다 ‘다르에스살람에 가면 돈을 벌 수 있다’는 소문을 듣고 7년 전 탄자니아로 왔다. 하지만 6개월 만에 찾은 첫 일자리는 일용직 노동이었고, 지금은 밤에 주차장 관리일을 하며 한달에 7만탄자니아실링(약 6만410원)을 번다. 그와 가족은 알리마우아 단칸방 생활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사이 어린 아들 시몬은 오물과 쓰레기로 가득 찬 길거리를 기어다니다 피부병에 걸렸다. 다니엘은 “돈을 조금이라도 모으면 다시 말라위로 돌아갈 텐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알리마우아는 어느새 일자리를 얻으려 시골과 주변국에서 온 이들이 모여 사는 ‘가난한 도시 안의 더 가난한 빈민촌’이 돼버렸다. 전기·하수·수도가 없는 쪽방촌에 생활하수와 쓰레기가 쌓이다 보니, 그 안에 사는 아이들은 어른들보다 더 고통스런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 지역에 사는 4099여명의 사람들 가운데 각각 2%와 1%만이 수도와 하수 시설이라는 ‘호사’를 누린다. 하루 생활비가 1달러도 안 되는 이들이 40%이고, 절반은 실업상태에 있다. 알리마우아 지역에 레헴과 시몬 같은 어린이들이 무려 1433여명에 이른다.

이 지역에서 2003년부터 구호활동을 하고 있는 이소연(37)씨는 “시골에 가뭄이 들면서 사람들이 미래를 찾아 도시로 쏟아져 들어오지만, 도시에도 그들에게 미래가 없기는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다르에스살람/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한겨레>와 국제구호개발 민간단체(NGO) ‘굿네이버스’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열리는 첫 월드컵을 맞아 가난으로 고통 받는 그곳 어린이들을 돕기 위한 ‘치어 업, 아프리카’(Cheer up, Africa!) 캠페인을 함께합니다. 아프리카 아이들과 일대일 결연을 맺어 후원할 2010명의 희망 서포터스를 모집합니다. 문의 (02)6717-4000, www.gn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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