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제작참여자 “남은 금으로 정관계 로비” 주장
2007년 국새 제작을 총괄한 국새제작단장이 국새를 만들고 남은 금으로 도장을 만들어 정관계 인사들에게 건넸다는 의혹과 관련해 행정안전부가 19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행안부는 이날 “국새제작단장이 당시 제4대 국새를 만들고 남은 금을 전용하고, 금 도장을 만들어 정관계 인사들에게 제공했다는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라며 “국새 제작 준비과정에서 최종 단계까지 적절한 관리·감독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자체 감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의혹은 당시 국새 제작을 위해 구입한 순금 3000g 가운데, 실제 쓰인 금은 상부(인뉴)와 하부(인면)를 더해 약 2053g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불거졌다. 국새 제작에 참여했던 이창수(46)씨는 지난 18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남은 금을 민홍규(56) 단장에게 넘겼고, 민씨의 지시로 이를 정관계 인사들에게 줄 로비용 금 도장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또 국새를 애초 알려진 전통식이 아니라 현대식으로 만들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민씨 쪽은 “국새를 만들기 전 다섯번의 실험단계를 거치면서 소실된 금이 많아 사비로 2㎏의 금을 더 추가했으며, 남은 금은 시금제(국새 제작 뒤 지내는 의식)를 지내며 끓여 없앴다”고 반박했다.
이재풍 행안부 의정담당관은 “국새와 관련된 의혹은 경찰 수사와 자체 감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며 “특히 국새 제작 방법과 남은 금의 용처 등과 관련해 공무원의 관리·감독 부실이 드러날 경우 적절한 조처를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도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정동영 민주당 의원의 한 측근은 “대선 후보 때 정 후보 본인은 모르게 놋쇠 형태의 도장이 전달된 데 불과하다”고 말했다. 김경욱 송호진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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