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현 서울시교육감
취임 100일 앞두고 ‘입시위주 자사고·특목고’ 비판
“유능한 교사 교장발탁…교내 사설모의고사 금지”
“유능한 교사 교장발탁…교내 사설모의고사 금지”
곽노현(사진) 서울시교육감이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학교 자율화가 되레 입시 중심 교육을 강화해 자율화의 취지를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내년부터 운영하는 서울형 혁신학교는 ‘문예부흥 중심 교육’으로 자율성 강화의 원래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혁신학교로 지정되면 평교사도 교장이 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곽 교육감은 취임 100일을 이틀 앞둔 6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현재의 자율형사립고와 특수목적고 등은 다양성을 구현하라는 본래 취지와 달리 국·영·수 중심의 입시교육을 하며 되레 획일화했다”며 “서울형 혁신학교는 사회와 과학, 예체능 과목 중심으로 문예부흥 교육을 하기 위해 자율학교로 지정하고, 이 가운데 15%는 유능한 현장 교사라면 교장자격증이 없어도 곧바로 교장으로 발탁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공공성 중심의 일본 교육개혁을 이끈 사토 마나부 도쿄대 교수를 혁신학교추진단의 국제 자문위원으로 위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곽 교육감은 또 2학기부터 교내 사설모의고사를 전면 금지하고, 고등학교 1·2학년 학생이 치르는 전국연합학력평가를 내년부터 연 4회에서 2회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그는 “공교육을 수행하는 학교가 사설모의고사 업체들의 시험을 수업일수를 빼먹어 가며, 학교 건물에서, 교사를 감독으로 빌려줘 가면서까지 치른다는 걸 듣고 귀를 의심했다”며 “심각한 수업결손의 원인이 되는 사설모의고사는 당연히 금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곽 교육감은 “시·도교육감협의회가 주관하는 전국연합학력평가도 줄여 학생들이 창의적 재능활동과 문화·예술·체육활동을 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곽 교육감은 경기도교육청이 공포한 학생인권조례에 대해서는 경기도보다 구체적인 세부원칙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장애학생을 포함한 전체 학생들의 복지에 대한 권리, 다문화학생의 권리, 상담받을 권리 등을 포함한 일종의 특칙을 마련할 것”이라며 “민관 합동의 학생인권조례 및 생활지도혁신위원회를 꾸려 준비를 해나겠다”고 말했다.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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