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12시간 추궁 “혐의 부인”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측근을 통해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주승용(58) 민주당 의원을 2일 소환해 자정을 넘겨 조사한 뒤 돌려보냈다.
주 의원은 6·2 지방선거를 앞둔 지난 5월, 전남 여수을 지역선거사무소 관계자들을 통해 오현섭(60·구속) 전 여수시장한테서 두 차례에 걸쳐 7000여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주 의원은 이날 낮 12시30분께 서울 미근동 경찰청 특수수사과 조사실에 출석해 조사받은 뒤 3일 0시25분께 귀가했다.
현역 의원이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청 특수수사과에서 조사받은 것은 2003년 12월 군납비리 혐의를 받았던 천용택 당시 열린우리당 의원 이후 6년11개월 만이다.
경찰은 오 전 시장이 재임 기간 동안 건설업체 등에서 8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주 의원의 불법 정치자금 정황을 포착했다. 경찰은 오 전 시장한테서 “주 의원이 (내가) 돈을 준 사실을 알고 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주 의원은 이날 조사에서 “돈이 전달된 사실을 몰랐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주 의원은 조사를 마친 뒤 “청렴한 정치를 해왔다고 자부하는데 나와 직접 관련이 없는 문제로 조사 받게 되니 억울하고 분하다”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오 전 시장한테 돈을 받은 혐의로 주 의원의 친척이자 지역선거사무소 상임고문인 주아무개(74)씨를 불구속 입건하고, 선거사무소장 이아무개(63)씨를 구속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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