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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39개 학교중 3곳만 ‘말끔’…일부 교장은 기부금 ‘꿀꺽’

등록 2010-11-09 20:11

대놓고 “발전기금 내라”
법인 전입금으로 유용도
11곳선 감사전 자료폐기
서울시교육청이 9일 발표한 서울시내 사립 초등학교에 대한 특별감사 결과는 그동안 사립 초교들이 얼마나 허술하게 관리되어 왔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정원을 초과해 학생을 전입학시키는 등 감사에서 운영상의 문제점이 드러나지 않은 사립 초교는 전체 39곳 가운데 단 3곳에 불과했다.

시교육청의 감사 결과를 구체적으로 보면, 학부모 86명한테서 모두 6억1400만원의 발전기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수사의뢰된 ㄱ초교는 전학을 원하는 학부모와 상담을 하면서 입학 기부금을 낼 것을 노골적으로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학교는 이렇게 조성한 기부금 등을 학교 강당 신축에 사용하기도 했다. 이 학교는 전입학을 원하는 한 학부모에게 교감이 “당신이 능력이 안 되면 안 오면 되지 않느냐”는 등의 말을 했다가 이런 발언 내용이 담긴 녹취 제보가 시교육청에 접수된 곳이다.(<한겨레> 10월6일치 1면)

학부모한테서 받은 입학 기부금을 학교 발전기금 회계로 관리하지 않고, 학교법인 계좌로 입금한 뒤 이를 법인 전입금 명목으로 사용한 학교도 있었다. ㄴ초교는 학부모 161명한테서 모두 7억400여만원의 기부금을 학교장 명의 계좌로 받은 뒤 이를 법인 계좌로 이체해 법인 회계의 세입 항목으로 기재했다. 이 학교법인은 이 돈을 다시 법인 전입금 명목으로 학교 운영비로 썼다. 이 학교는 신입생 결원 보충 학생은 700만원, 2·3학년 전입학생은 400만원에서 500만원, 4학년은 300만원, 5·6학년은 200만원 등으로 입학 기부금 기준을 두기도 했다. 송병춘 서울시교육청 감사담당관은 “이런 부정 회계를 학교법인 관계자가 지시하거나 사주했다면 법인에도 책임을 물을 수 있지만, 아직 그런 진술은 확보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ㄷ초교의 경우, 교장이 자신 명의로 계좌를 만들어 기부금 등을 관리하기도 했다. 이 학교 교장은 6년 동안 1억4100만여원 상당의 학부모 기부금을 비롯해 동창회 지원비, 어린이회장단 기부금 등 모두 1억7526만원을 개인 통장으로 입금받아 이 가운데 일부를 개인적으로 유용했다.

또 인가받은 정원을 초과해 학생을 전입학시킨 학교도 13곳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전입학생 전형 업무와 공공기록물 관리를 부적절하게 한 학교까지 포함하면 서울시내 사립초교 39곳 가운데 36곳에서 문제점이 드러난 것으로 조사됐다. 시교육청은 문제가 드러난 학교에 대해서는 모두 학교법인에 징계 조처를 요구할 계획이다.

특히 11개 학교는 시교육청이 압수수색 등의 수사권이 없다는 점을 노려 자료를 사전에 폐기하거나 내놓지 않는 등 감사를 방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송 감사담당관은 “음성적으로 입학 기부금을 받은 학교 등은 이번 감사에서 포착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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