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전 아동도 17%…범행장소 3분의1이 피해·가해자 집
올해 일어났던 아동 성폭력 범죄 가운데 절반 이상이 이웃이나 친인척 등 지인이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장소도 대부분이 가해자 또는 피해자의 집이나 주택가 골목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이 성폭력 피해 아동 지원기관인 원스톱지원센터의 사례를 분석해 22일 공개한 자료를 보면, 올해 1월1일부터 11월 말까지 발생한 아동 성폭력 사건 1020건 가운데 561건(55%)의 가해자가 피해 아동이 ‘아는 사람’인 것으로 집계됐다. 가해자 중에서는 이웃(147명·14.4%)을 비롯해 친아버지(75명), 학교 선후배(59명), 교사·강사(54명), 친인척(50명) 등 피해 아동에게 접근하기 쉬운 지인들이 많았다. 범행이 일어난 장소는 가해자 또는 피해자의 집(367건·36.0%)이 가장 많았고, 그다음은 주택가 골목(209건), 아동보호시설(58건), 학교 주변 놀이터(55건) 등의 차례였다.
경찰은 “피해 아동의 지인들이 집에서 일으키는 아동 성폭력만 막아도 아동 성폭력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는 만큼, 가정에서의 각별한 보호와 사회적 관심이 절실하다”고 당부했다.
이번 조사를 통해 성폭력 피해가 초등학교 입학 이전의 아이들에게도 상당 부분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전체 아동 성폭력 피해의 82.8%(845명)가 초등학생인 8~13살 아동들에게 집중됐으나, 4~7살 아동의 피해도 133건(13.0%)이나 됐고, 1~3살 아동의 피해도 42건(4.1%)이었다. 범행은 어린이들이 가정의 보호로부터 멀어지기 쉬운 낮 12시에서 밤 9시 사이(734건·72.0%)에 주로 일어났고, 피해기간은 1개월 이내(808건·79.2%)가 다수였지만, 1년 이상 이어진 경우도 70건이나 됐다.
김석돈 경찰청 여성청소년과장은 “맞벌이 가정의 아이들이 홀로 남겨지지 않도록 하고, 이웃들의 세심한 주의와 관심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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