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연수원생 “검찰지원 꺼려”
대검간부 “자정능력 보였어야”
대검간부 “자정능력 보였어야”
“2010년은 ‘스폰서 검사’로 거의 다 날렸다. 특검 수사가 끝날 때까지 제대로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26일 올 한해의 검찰을 ‘스폰서 검사’라는 한마디로 결산했다. 룸살롱·성접대 등 끈적한 점성을 가진 단어들이 수사에 집중해야 할 검찰의 발목을 1년 내내 붙잡았다는 것이다. 한 검찰 간부도 ‘올해 가장 부끄러웠던 사건’으로 “스폰서 검사와 그랜저 검사 사건”을 꼽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지난 4월 <문화방송> ‘피디수첩’이 터뜨린 ‘스폰서 검사’와, 지난 10월 국정감사를 앞두고 터진 ‘그랜저 검사’는 마치 집속탄처럼 검찰을 전방위로 초토화시켰다.
당시 검사들은 “집에 가면 아내는 물론 장모까지도 ‘자네도 저러는가’라는 질문을 한다”며 자괴감을 드러냈다. 2009년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가 ‘스폰서 검사’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낙마한 때문인지 김준규 검찰총장은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민간 외부위원이 참여하는 진상규명위원회를 꾸렸지만, ‘대가성은 없었다’는 물렁한 결론으로 마무리됐다.
결국 9월28일 부실수사 논란 끝에 특별검사팀이 관련 검사들을 기소하며 일단락되는 듯 했지만, 불과 일주일 뒤 이번에는 ‘그랜저 검사’ 파문이 불거져 “스폰서 검사는 과거의 구태일 뿐”이라고 항변하던 검사들의 고개를 떨구게 만들었다.
수료를 앞둔 한 사법연수원생은 “올해 검찰 이미지가 워낙 좋지 않아 연수원생들 사이에서 검사 지원을 꺼리는 분위기도 있었다”고 전했다.
대검찰청의 한 간부는 “검찰은 검사만 1700명에 수사관 등 일반직원까지 합하면 1만명은 되는 큰 조직이어서 여느 조직처럼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라며 “중요한 것은 제 식구의 허물일수록 가혹하다 싶을 정도로 바로바로 쳐내는 자정능력을 보여줘야 하는데 스폰서·그랜저 검사 사건에서는 그러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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