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예술인 또다른 죽음 막기위해 안전망 시급”

등록 2011-02-11 19:56

12일 최고은 작가 유작 상영회…지원촉구 목소리
프랑스는 실업급여…한국선 근로자 인정 못받아
시나리오 작가 최고은(32)씨의 안타까운 죽음(<한겨레> 8일치 9면)을 계기로 열악한 상황에 놓인 예술인들에게 최저 생계를 보장해줄 제도가 필요하다는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문화계 안팎에서는 프로젝트 단위로 고용되는 예술인들의 특성을 감안해 실업급여를 주는 ‘한국형 엥떼르미땅’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제안하고 있다. 프랑스에서 시행하고 있는 엥떼르미땅(intermittent du spectacle)은 예술계 종사자들한테 적용하는, 일반 실업보험과는 다른 체계의 실업급여 제도로, 영화·방송·음악·공연 등 분야에서 기간제로 근무하며 10개월 동안 507시간 이상 근무한 이들의 생계를 보호해주는 제도다.

독일의 ‘예술인 사회보험제도’처럼 국가와 출판사·언론사·극장·방송사·예술인 훈련기관 등이 예술인들의 보험료 절반을 부담하는 제도를 도입하자는 의견도 있다. 이 제도 덕에 예술학교 졸업생 등 신진 예술가들은 3년간 소득이 없어도 최저 생활이 가능하다.

국내에는 예술인을 위한 복지제도가 사실상 없는 형편이다. 한 해 예산이 수억원대에 불과한 전문무용수 복지 지원제도와 연극인 치료사 양성제도 정도가 전부다. ‘대한민국예술원법’을 통해 예술원 회원한테 매월 150만원씩 수당을 지급하는 제도가 있지만, 수혜자가 86명뿐이고 그나마 신진·무명작가들은 대상도 아니다.

2009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예술인들의 최저 생계를 보장하려고 예술인 공제회 신설 등의 조항을 담은 ‘문화예술진흥법 개정안’을 냈지만 다른 부처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당시 기획재정부는 “공제회는 원칙적으로 회원들 부담으로 설립·운영해야 하며, 지원 대상인 문화 예술인의 범위가 불분명하고 타분야와 형평이 맞지 않는다”며 반대했다.

같은 해 정병국 한나라당 의원(현 문화관광체육부 장관) 등도 예술인의 ‘근로자’ 지위 인정과 예술인복지기금 설치 등을 뼈대로 한 ‘예술인 복지법안’을 냈지만, 2년째 국회에 계류돼 있다. 국회가 2009년 말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예총) 건물 공사에 100억원을 지원하고, 회수하려던 165억원을 탕감해준 것과 대조된다.

최진욱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은 “고인의 죽음이 너무나 안타깝지만, 울고만 있어서는 언제든 또 다른 희생자가 나올 수 있는 게 현실”이라며 “정부는 이미 마련된 영화산업 실무교육센터에 복지예산을 지원하는 등의 형태로 예술인들의 현실 개선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오는 12일 최씨의 모교인 서울 성북구 석관동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진행될 예정이던 추모식은 이를 준비하던 지인들이 여론의 지나친 관심에 부담을 느껴 취소했다. 대신 이 학교 영화학과 학생들이 이날 오후 2시 서울 동대문에 있는 극장 ‘메가박스’에서 최씨가 직접 쓰고 감독한 유작 <격정 소나타>의 무료 상영회를 연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