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홍길
가파른 벼랑길 오가며 건축
주민 위한 마을회관도 갖춰
라이온스 협회는 염소 선물
주민 위한 마을회관도 갖춰
라이온스 협회는 염소 선물
[이사람] 네팔 산골마을에 초등학교 지어준 엄홍길 휴먼재단
덜커덩덜커덩, 삐거덕삐거덕….
지난 23일,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낡은 버스로 7시간을 달려 도착한 산골마을 타르푸에는 노란색으로 예쁘게 외벽을 꾸민 초등학교 한 채가 서 있었다. 네팔에서도 타르푸는 한뼘 옆이 벼랑끝인 산길과 들길로 3시간 넘게 달려야 도착할 수 있는 두메 중의 두메다. 해발 1300m에 자리잡은 학교로 가기 위해 낡은 버스는 시속 5㎞의 속도로 산길을 굽이굽이 돌았다.
“람투라게고차!”(진짜 기분 좋다) “에이듬람로차!”(최고다)
이날 마을 곳곳에선 아이들의 탄성이 터져나왔다.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 다닐 나이인 4~12살 아이들이 190여명이나 있지만, 변변한 학교조차 없던 이 마을에 2층짜리 ‘라이온스앤엄홍길 휴먼스쿨’이 문을 여는 날이다. 엄홍길휴먼재단(이사장 이재후)과 라이온스협회 345-D지구(강남·송파·영등포 등),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 등이 뜻을 모아 2억원 넘는 경비를 지원했고, 이를 바탕으로 지난 10개월 동안 자재를 실은 버스가 아찔한 벼랑길을 수도 없이 오간 덕분이다. 산악인 엄홍길씨가 자신과 함께 등반하다 숨진 셰르파의 고향 네팔 팡보체에 초등학교를 지어준 데 이어 두번째 초등학교가 완성된 것이다.
이 학교에는 컴퓨터실·도서관·양호실·마을회관 등도 갖춰져 아이들과 주민들이 함께 사용할 수 있다. 학교 앞 자그마한 평지에는 한국식 그네와 미끄럼틀 등 놀이터 시설도 설치됐다. 이날 아이들은 책가방과 공책, 필기구, 연습장 등 좀체 구경하기 힘든 학습도구들도 선물로 한아름씩 안았다.
라이온스협회는 이 마을 220가구 전체에 염소(암컷 200마리, 수컷 200마리)를 한마리씩 나눠줬다. “54번, 마수 부젤!” 마을 주민 이름이 불리고 염소 귀에는 번호표가 하나씩 박혔다. 각 가정에서는 이 염소를 키워 살림에 보탤 수 있을 뿐 아니라, 새끼를 낳으면 이를 다른 어려운 마을에 분양해 ‘더불어 잘사는’ 수단으로 삼을 예정이다.
엄홍길(사진)씨는 이날 준공식에서 “네팔이 한때 우리한테 원조를 해줬던 나라지만, 이제는 우리가 받은 것을 돌려줄 여건이 됐다”며 “어려운 아이들에게 교육은 밥이자 꿈이고, 희망과 행복을 가져다줄 수 있다는 믿음으로 학교 건립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엄홍길휴먼재단은 오는 4월 네팔 룸비니 시타르에서 세번째 휴먼스쿨 기공식을 할 예정이다. 글·사진 타르푸(네팔)/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엄홍길(사진)씨는 이날 준공식에서 “네팔이 한때 우리한테 원조를 해줬던 나라지만, 이제는 우리가 받은 것을 돌려줄 여건이 됐다”며 “어려운 아이들에게 교육은 밥이자 꿈이고, 희망과 행복을 가져다줄 수 있다는 믿음으로 학교 건립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엄홍길휴먼재단은 오는 4월 네팔 룸비니 시타르에서 세번째 휴먼스쿨 기공식을 할 예정이다. 글·사진 타르푸(네팔)/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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