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길(33) 집배원
고 김영길씨 ‘아파트계단 실족사’…우정사업본부 등 “처우개선”
우편물을 배달하다 아파트 계단에서 숨진 채로 발견된 인천 남인천우체국 소속 김영길(33·사진) 집배원의 죽음에 각계에서 위로의 발길이 이어지는 가운데 집배원의 처우 개선과 사고 예방체계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김씨는 지난 3일 오전 7시45분께 인천 남동구의 한 아파트 16층과 17층 사이 계단에서 숨진 채 동료 집배원 윤아무개(31)씨에게 발견됐다. 인천 남동경찰서는 “김씨가 발견되기 하루 전인 2일 오후 3시께 등기 우편물을 배달하려고 계단을 오르내리다가 넘어져 숨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당뇨 합병증을 앓고 있는 어머니 이아무개(61)씨를 모시며 여동생 등 가족의 생활비와 어머니 약값으로 월급의 대부분을 써온 안타까운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날 김씨의 빈소에는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과 임태희 대통령실장 등이 찾아 유족들을 위로했다. 이 자리에서 최 장관은 “집배원의 복무 관리를 개선하고 안전사고 예방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송영길 인천시장 등도 빈소를 찾아 “집배원 전체의 복리문제 등을 살펴보겠다”고 다짐했다.
지식경제부 우정사업본부도 이날 집배원들의 우편물 배달 과정에서 사고를 막기 위한 조처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남궁민 본부장은 “안전사고 예방체계와 근무환경을 개선하는 등 모든 분야에서 안전관리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이번 사고를 계기로 배달물량이 많은 지역에는 집배원을 충원하고 우체국을 신설해 집배원의 업무부담을 경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우정사업본부는 김씨의 유가족들에게 장례 지원금과 단체보장보험금, 유가족 위로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김씨의 영결식은 5일 오전 남동구 남인천우체국에서 우체국장으로 치러지며, 부평구 인천가족공원에서 화장한 뒤 안장될 예정이다.
홍석재 기자, 연합뉴스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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