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방재청, 이재민 10만명 등 피해추산
3층 이상 등 건물 82%가 내진설계 안돼
3층 이상 등 건물 82%가 내진설계 안돼
우리나라도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위기감이 커지는 가운데, 서울 도심에서 규모 6.5의 지진이 발생하면 11만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그런데도 지진 대비 구조를 갖춰야 할 3층 이상이거나 전체면적 1000㎡ 이상인 건축물의 82%가 내진 설계를 따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3일 박대해 한나라당 의원이 공개한 소방방재청의 ‘지진 피해 예측 자료’를 보면, 서울 중구에 규모 6.5의 지진이 일어나면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 사망자 7726명, 부상자 10만7524명 등 11만5250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민도 10만4011명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지역별 사상자는 서울 10만6637명, 경기 7211명, 인천 1402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소방방재청은 지진 규모를 6.5로 가정한 것에 대해 “한반도의 지진 역사와 지질학적 특성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에서 발생할 수 있는 최대 규모의 지진이 6.5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박영아 한나라당 의원이 이날 공개한 소방방재청의 ‘시설물별 내진실태 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해 9월 현재 지진을 견디는 설계가 의무화된 전국의 시설물 107만8072곳 가운데 87만9771곳(81.6%)에 내진 설계가 적용되지 않았다.
정부는 2008년 중국 쓰촨성 대지진을 계기로 지진 대책을 강화하기로 했지만, 내진 설계가 적용되지 않은 시설물 비율은 2008년 당시(81.6%)와 다를 바 없었다. 특히 재난 발생 때 대피 거점이 되는 학교시설의 내진율을 2014년까지 18.7%로 끌어올리기로 했지만, 2008년 당시 비율(13.2%) 그대로였다.
김경욱 이정애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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