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에서 귀화한 10대 레슬링 유망주가 특수강도 혐의로 구속됐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지난달 30일 새벽 서울 성수동 골목길에서 집으로 가던 구아무개(24)씨 등을 각목으로 때리고 140만원어치의 금품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로 최아무개(18)군 등 몽골 출신 10대 청소년 3명을 구속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은 최군 등이 구씨의 돈을 빼앗으려다 사정이 여의치 않자 근처에 있던 각목을 가져와 뒤통수를 때리는 등 폭력을 휘둘렀다고 밝혔다.
2006년 한국인과 결혼한 이모의 초청으로 한국에 온 최군은 2009년 귀화한 뒤 그해 전국체전에서 우승하는 등 레슬링 유망주로 주목받아왔다. 최군보다 나이가 한두살 어린 다른 청소년들은 몽골 국적으로 각각 2008년과 2009년에 가족 초청이나 유학 비자를 통해 한국으로 건너왔으며, 적응에 어려움을 겪다 학교를 그만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한명은 한국말이 서툴다.
최군은 “늦은 시간이라 택시를 타야 했는데 차비가 없었다”며 “처음 이런 일을 하다 보니 무서웠고 당황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문화가 다른 한국인 친구들과는 서로 이해하기가 힘들어 서울에서 알게 된 몽골 친구들과 더 친하게 지냈다”며 “일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는데 한번만 기회를 준다면 열심히 운동하겠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최군이 다니는 학교 관계자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구청에서 주는 장학금을 받는 등 공부도 열심히 하고 운동도 착실히 하던 학생이었다”며 “충동적으로 한 일인 듯한데 이렇게 구속되는 걸 보니 학생 장래에 치명타가 될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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