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저녁 7시 서울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제16회 한겨레문학상’ 시상식을 한 뒤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이기섭 한겨레출판 대표, 소설가 박범신, 평론가 황현산, 장강명 수상작가, 양상우 한겨레신문사 대표이사, 권태선 편집인.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희망없는 젊음’ 도발적으로 그려
‘제16회 한겨레문학상’ 시상식이 22일 저녁 7시 서울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렸다.
전체 응모작 240여편 가운데 당선작으로 뽑힌 소설 <표백>의 작가 장강명씨가 상금 5000만원과 상패, 그리고 부상으로 판화가 남궁산씨가 만든 장서표를 받았다.
심사위원을 대표한 문학평론가 황현산 교수(고려대)는 “<표백>은 아무런 희망이 없는 현재 한국의 젊은 세대들에겐 오직 죽음만이 희망이라는 주장을 담은 상당히 논쟁적인 작품”이라며 “본심에서 만장일치로 당선작으로 뽑혔다”고 말했다. 그는 “삶과 죽음, 현실과 상상세계, 과거와 현재, 높은 것과 낮은 것 등이 모순되지 않게 통합되는 정신적 지점이 있다고 본다”며 “당선자가 그 지점에 가장 먼저 도착하는 작가가 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양상우 한겨레신문사 대표이사는 축사에서 “당선작은 기성세대의 소모품으로 전락하고 만 청년들의 일상과 저항을 도발적인 방식으로 그려내, 그동안 실험정신을 추구해온 한겨레문학상에 꼭 맞는 문제적 작품”이라며 “당선자가 한국 문단에 버팀목으로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현직 기자인 당선작가 장강명씨는 수상 소감에서 “글쓰기가 즐겁다는 이유로 혼자 글을 계속 써왔는데, 이런 욕망이 굉장한 축복이면서 또 위험한 유혹이란 것을 안다”며 “지적 유희로서가 아니라,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이해하는 좋은 삶을 산 다음에 글을 써야겠다고 스스로 다짐한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한겨레문학상 역대 수상자인 심윤경, 조영아, 서진, 윤고은, 최진영씨 등 70여명이 참석해 신인 작가의 새 출발을 축하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