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대 검찰총장
“응징” “제거” 격한 표현
공안몰이 수사 예고
시민단체 “구시대적 구호”
공안몰이 수사 예고
시민단체 “구시대적 구호”
“검찰은 체제의 수호자다.”
“종북좌익세력을 뿌리뽑아야 한다.”
한상대 신임 검찰총장이 12일 취임사에서 검찰이 ‘체제의 수호자’라고 자처하며, “종북좌익세력과의 전쟁을 선포하겠다”고 밝혔다. 취임사는 한 총장이 직접 작성했다. 취임식에는 고검장·검사장급 간부와 일반 직원 등 250여명이 참석했다.
한 총장은 이날 오후 대검찰청에서 열린 제38대 검찰총장 취임식에서 “우리는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면에서 북한을 압도하고 있고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우월성이 국경을 넘어 세계로 퍼져나가고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검찰이 ‘체제 수호자’의 지위에 있다고 선언했다. 한 총장은 “검찰은 사정의 중추기관으로서,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수호자로서 국가적 소명을 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취임 일성으로 3대 전쟁을 선포했다. 대상으론 △부정부패 △종북좌익세력 △검찰 내부 3가지를 꼽았다.
검찰의 ‘종북좌익세력 척결’ 과제를 설명하는 대목에선 ‘응징’, ‘제거’ 같은 격정적인 표현이 나오자 장내가 웅성이기도 했다. 그는 “북한을 추종하며 찬양하고 이롭게 하는 집단을 방치하는 것은 검찰의 직무유기”라고 단정했다. 또 “시대착오적인 위선과 기만을 외면하고 용인하는 것은 체제수호자가 할 일이 아니다”라며 “이 땅에 북한 추종세력이 있다면 마땅히 응징되고 제거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총장은 이어 “종북주의자들과의 싸움에선 결코 외면하거나 물러서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공안역량을 정비하고, 일사불란한 수사체제를 구축하여 적극적인 수사활동을 전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장동엽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간사는 “종북좌익세력 척결을 주장하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검찰을 체제의 수호자라고 주장한 듯 보이는데, 검찰이 법과 원칙에 따른 사회적 정의를 실현하는 활동을 넘어서는 발상은 위험하다”며 “‘체제의 수호자’라는 개념 자체가 군사정권 시절 정치적 반대 세력을 탄압하는 수단으로 써왔던 구시대적 구호로 검찰총장이 할 말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한 총장의 취임사를 놓고는 검찰 내에서조차 고개를 갸우뚱하는 분위기다. 취임 일성치고는 발언 내용이나 단어 선택이 ‘적정 수위’를 넘어선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한 검사는 “검찰을 ‘국가사정의 중추’ 등으로 표현한 건 국민들이 보기에 불편해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든다”며 “총장 신분으로 북한과 관련한 내용을 상당 부분 할애한 것도 민감하게 해석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김정필 기자 fermat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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