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규-김두우 90차례 이상 전화통화

로비스트 박태규 씨한테서 부산저축은행그룹의 구명 청탁과 함께 1억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의혹을 사고 있는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e-mail]

김두우 전 수석 검찰 출석
구명청탁 집중 추궁
다른 전 수석 1명도
금품건넨 정황 수사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최재경)는 21일 오전 김두우(54) 전 청와대 홍보수석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이날 밤늦게까지 조사했다.

검찰은 김 전 수석을 상대로 부산저축은행그룹이 퇴출 위기에 몰린 지난해 로비스트 박태규(71·구속 기소)씨에게서 이 그룹의 구명 청탁을 받았는지, 이와 함께 상품권 등 금품을 받았는지, 금융감독원 등 감독기관에 직위를 이용해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등을 집중 추궁했다. 김 전 수석은 박씨와의 친분은 인정하면서도 관련 혐의는 강하게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수석은 청와대 기획관리실장으로 재직하던 지난해 박씨한테서 부산저축은행그룹에 대한 금융당국의 검사 무마와 퇴출 저지 등의 청탁과 함께 여러 차례에 걸쳐 상품권 등 1억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사고 있다. 또 검찰은 박씨의 통화내역과 골프라운딩 기록 등을 분석해 박씨가 지난해 4월부터 김 전 수석과 90차례 이상 전화 통화를 하고 수차례 골프 회동을 하면서 값비싼 골프채 세트도 선물한 사실을 확인했다.

앞서 이날 오전 9시30분께 변호인과 함께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에 도착한 김 전 수석은 “구명 청탁과 금품을 받은 사실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짧게 답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김 전 수석의 변호인으로는 이완수 변호사와 ‘공안검사’ 출신인 정윤기 변호사가 선임됐다.

한편 검찰은 박씨가 ㅎ 전 청와대 홍보수석과 골프를 치고 상품권 등 금품을 건넨 정황을 파악하고 박씨를 상대로 ㅎ 전 수석에게 건넨 금품의 성격과 전달 경위 등을 수사하고 있다.

그러나 ㅎ 전 수석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언론사 재직 시절 박씨와 한 차례 골프를 친 적은 있지만 청와대에 들어온 뒤론 단 한번도 골프채를 잡은 적이 없다”며 “박씨 연락을 받은 적도 없고 금품 역시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정필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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