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저축 ‘부실’ 알고도 삼성·포스텍에 증자참여 권유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최재경)는 11일 부산저축은행의 1000억원 유상증자 과정에서 투자자에게 거짓 정보를 제공한 혐의(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의 사기적 부정거래)로 장인환(52) 케이티비(KTB)자산운용 대표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장 대표에게 적용된 법의 제178조는 금융투자상품의 매매가 이뤄질 때 중요사항을 거짓으로 기재하거나 빠뜨리는 행위 등을 금지하고 있다.
장 대표는 부산저축은행이 누적된 금융비리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사실을 알면서도 지난해 6월 삼성꿈장학재단과 학교법인 포항공대(포스텍)에 이 그룹의 유상증자에 투자하라고 권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장 대표는 당시 부산저축은행에서 자본금 확충에 참여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삼성꿈장학재단과 포스텍에 투자를 권유해 각각 500억원씩을 받아 모두 1000억원의 사모펀드를 조성한 뒤 증자에 참여했다. 하지만 지난 2월 부산저축은행이 영업정지되면서 투자금 전액을 날리게 된 삼성꿈장학재단과 포스텍은 장 대표를 사기 등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검찰은 최근 장 대표를 피내사자 신분으로 여러 차례 불러 당시 투자를 권유하게 된 경위 등을 집중 조사했다. 검찰은 장 대표가 투자자를 끌어모을 당시 부산저축은행이 퇴출 위기에 몰렸던 점에 비춰 1000억원의 유상증자를 성사시키는 과정에 정권 실세가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정필 기자 fermat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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