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죽음의 행렬’ 멈춰주소서=무용가 이삼헌씨가 7일 오전 서울역 앞에서 열린 쌍용자동차 희생자 합동위령제에서 진혼무를 추고 있다. 2009년 단행된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여파로 그해 4월부터 최근까지 모두 19명의 쌍용차 노동자와 가족이 스트레스성 질환과 자살로 숨졌다. 김억 민주노총 금속노조 조직실장은 “12월 중 집중문화제를 열어 고통받는 쌍용차 노동자들의 투쟁을 알리고 연대를 확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한진중 이어 기적 만들자”
평택공장 정문옆 6동 펼쳐
경찰 “불법적치물” 철거방침
노조-회사쪽 대치 긴장고조
평택공장 정문옆 6동 펼쳐
경찰 “불법적치물” 철거방침
노조-회사쪽 대치 긴장고조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공장 앞에 7일 ‘희망텐트’가 쳐졌다. 희망텐트는 부산 한진중공업 사태 해결을 이끌어낸 ‘희망버스’와 같은 사회적 연대를 끌어내기 위해 전국금속노동조합 노동자들 주축으로 설치했다. 그러나 공장 주변 도로를 관할하는 평택시와 경찰은 이를 불법 노상적치물로 보고 철거할 방침이어서 충돌이 우려된다.
금속노조 33개 사업장 조합원 300여명은 이날 오전 서울역 광장에서, 쌍용차 정리해고 이후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스트레스성 질환으로 숨진 노동자와 가족 19명을 추모하는 합동위령제를 지냈다. 위령제에는 정동영 민주당 의원, 강기갑 통합진보당 원내대표, 홍세화 진보신당 대표,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등 200여명이 참석해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했다.
노동자들은 이어 이날 오후 2시께 쌍용차 평택공장 정문 앞에서 ‘희망텐트 및 해고자 복직 결의대회’를 열고, 정문 옆에서 2~3m 떨어진 곳에 텐트 6동을 4m 간격으로 쳤다. 결의대회에 참석한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는 “해고는 살인”이라며 “반드시 승리하도록 함께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또 김정우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은 “더 많은 무고한 생명의 죽음을 막기 위해서라도 많은 분들의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쌍용차는 “적법하고 정당하게 마무리된 구조조정 문제를 노동계와 정치권 등에서 사회적 이슈화하는 것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경영 정상화에 차질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희망텐트촌 설치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밝혔다.
희망텐트가 설치되자 쌍용차 쪽에서 비상 대기시킨 직원 800여명과 금속노조 소속 노동자들이 한때 대치했으나, 경찰이 9개 중대 950여명을 배치해 양쪽의 직접 충돌은 없었다.
경찰과 평택시는 희망텐트 설치를 도로법 위반으로 규정하고 강제 철거할 방침이어서 노동자들과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 평택시가 공무원 60여명을 동원해 철거하기로 한데다, 8일에는 쌍용차 회사 쪽 노동자들이 정문 앞에 집회 신고를 낸 상태여서 희망텐트를 두고 마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쌍용차는 2009년 노동자 2646명을 정리해고했다. 노동자들은 77일 동안 공장을 점거한 채 농성을 벌였고, 경찰 강제진압 직후인 2009년 8월6일 회사 쪽과 △비정규직 복직 및 무급휴직 뒤 복직 △징계 철회 및 원직복직 등에 합의했다. 하지만 구속 96명에 손해배상 가압류가 뒤따르면서 노사 합의사항은 이행되고 있지 않다.
평택/김기성 기자,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조합원들이 7일 오후 경기도 평택 송탄동 쌍용자동차 공장 정문 앞에 해고자 복직 약속 이행을 촉구하는 ‘희망텐트’를 설치한 뒤 함성을 지르고 있다. 평택/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평택/김기성 기자,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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