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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일본대사관 응시하는 한복의 소녀…

등록 2011-12-14 21:28수정 2011-12-14 22:29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14일 오후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1000번째 정기 수요시위’가 열린 서울 종로구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에서 ‘평화의 비’를 만져 보고 있다. 이 비석은 120㎝의 소녀상과 빈 의자가 일본대사관을 마주 보게끔 설치됐다. 공동취재사진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14일 오후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1000번째 정기 수요시위’가 열린 서울 종로구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에서 ‘평화의 비’를 만져 보고 있다. 이 비석은 120㎝의 소녀상과 빈 의자가 일본대사관을 마주 보게끔 설치됐다. 공동취재사진
수요시위 현장 시민들 모금
3천여만원 모아 ‘평화비’ 제작
14일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길엔 소녀 형상의 청동상(높이 130㎝)이 들어섰다. 20년간 매주 수요일마다 이곳으로 나와 일본 정부에 사과를 요구해온 할머니들의 정신을 형상화한 ‘평화비’다.

한복을 입은 소녀는 의자에 앉아 주먹을 쥔 두 손을 무릎위에 올려놓고 일본대사관 쪽을 가만히 응시한다. 조각상 바닥에 드리워진 그림자는 할머니의 모습이다. 소녀의 왼쪽 어깨엔 ‘새’가 있고 그림자의 가슴엔 ‘나비’가 날아들었다. 새는 자유·평화 뿐 아니라 살아있는 할머니들과 이미 세상을 떠난 할머니들을 잇는 ‘영매’를 의미한다. 나비는 환생을 뜻한다. 청동상 바닥에는 수요시위의 역사가 한글·영어·일본어로 새겨졌다. 소녀의 오른쪽에 있는 빈 의자는 할머니들을 위로하려는 시민들 몫이다. 평화비 역시 시민들의 힘으로 만들어졌다. 지난해 10월 13일 939회 수요시위 현장에서 평화비 모금이 시작돼 1400여명이 십시일반 3천만여원을 모았다.

평화비는 조각가 김운성(47)·김서경(46) 부부가 제작했다. 평소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던 김운성 작가가 지난 봄 정대협 사무실을 찾았다가 일을 맡게 됐다. 이들은 4개월간의 작업과정이 고통스러웠다고 했다. 김 작가는“어린 소녀들이 끌려가는 장면이 연상돼 자꾸 분노가 일어났다”며 “처음 계획했던 것보다 소녀의 눈빛이 강렬해졌지만 잔잔한 감동을 주기 위해 감정을 많이 눌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평화비가 만들어진 건 비극”이라며 “일본대사관을 오고가는 일본인들이 이 평화비를 보고 과거사에 대해 고민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작가의 바람과 달리 일본 정부는 평화비 철거를 재차 요구했다. 후지무라 오사무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열린 기자회견에서 평화비와 관련해 “설치가 강행된 것은 정말 유감”이라고 밝히며 외교채널을 통해 한국 정부에 철거를 계속 요구할 뜻을 밝혔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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