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측근의 거액 수뢰’ 의혹을 받고 있는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예정된 대학 강연과 국외 출장을 긴급히 취소하는 등 공개 일정을 모두 중단하고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최 위원장은 4일 저녁 7시 서울대에서 최고산업전략과정 학생을 상대로 ‘변화와 미래 그리고 동락의 길’을 주제로 강연을 할 예정이었으나, 이날 오후 일정을 무기연기했다. 최 위원장 쪽은 “5일 열리는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를 준비하기 위해서”라고 이유를 밝혔으나, 두 행사 모두 예고되어온 일정이었다.
5일 국회 문방위 회의에선 종합편성 채널에 특혜를 줬다는 미디어렙 법안을 처리할 계획이었으나, 최 위원장의 ‘양아들’로 불리는 정용욱 전 방통위 정책보좌관의 수뢰 의혹이 불거져 이에 대한 추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 위원장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소비자가전쇼를 참관하기 위해 8일 출발하려던 미국 출장도 긴급하게 취소했다. 최 위원장은 이번 출장에 대해 ‘격도 맞지 않고 성과도 없는 일정’이라는 비판이 있었지만, 전날까지도 출장 일정을 강행한다는 계획이었다. 5일 열릴 예정이던 방통위 전체회의도 2주 뒤인 19일로 연기됐다.
방통위 대변인실은 이날 정 전 보좌관을 둘러싼 의혹을 다룬 언론 보도에 대해 해명자료를 내어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씨 개인과 관련한 비리 의혹에는 “검찰 수사로 시비가 가려질 것”이라는 태도를 보였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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