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심하게 다친지 몰랐다…내 손등도 화상”
최근 인터넷에서 일명 ‘국물녀’로 지탄받은 50대 주부가 억울함을 직접 호소하고 나섰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이아무개(53·여)씨는 지난 20일 서울의 한 대형서점 푸드코트에서 허아무개(9)군에게 된장국을 쏟아 화상을 입혀놓고도 사과조차 없이 자취를 감췄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이씨는 28일 오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이가 다친 건 정말 마음 아픈 일이고 빨리 낫기를 바라는 마음”이라며 “한순간에 테러범이 되어버려 진실을 말하고 싶어 이 자리에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지난 26일 인터넷을 통해 자신이 ‘국물녀’라고 불리고 있음을 확인하고, 27일 오전 경찰에 자진출석해 조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시시티브이(CCTV)를 확인한 결과, 20일 오후 3시 25분께 허아무개(9)군은 한 대형서점 푸트코트 내에서 물을 뜨러 정수기 쪽으로 달려가다 된장국을 그릇에 담아 자리로 돌아가려던 이씨와 부딪쳤고, 된장국이 쏟아졌다. 허군은 이씨와 부딪친 뒤 다시 어머니가 있는 매장 입구 쪽으로 향했다. 이씨는 “아이가 치고 지나간 뒤 손등에 화상을 입었기 때문에 내가 피해자라고 생각했다”며 “종업원들로부터 아이가 다쳤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었지만, 그렇게까지 심하게 다친지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내 상처만 생각했고 전화번호를 남기지 않아 이런 결과를 가져온 게 아닌가란 생각도 들지만 ‘테러범’이라고 매도하는 건 너무 가혹하다”고 토로했다.
경찰은 서점 직원 등을 대상으로 한 추가조사를 마친 뒤 이씨에 대한 입건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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