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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노무현 전 대통령 딸 정연씨, 돈 오갔어도 처벌 어려워

등록 2012-02-29 20:29수정 2012-03-01 10:37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총선과 대선을 앞둔 시점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딸 노정연씨의 미국내 고급 아파트 구입 의혹에 이어 이명박 정부 최고실세라는 이상득 의원 관련 의혹까지 동시에 수사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정치적 논란이 일고 있다. 29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 게양대에 내걸린 태극기와 검찰기가 유리문에 비쳐 보이고 있다. 류우종 기자 <A href="mailto:wjryu@hani.co.kr">wjryu@hani.co.kr</A>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총선과 대선을 앞둔 시점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딸 노정연씨의 미국내 고급 아파트 구입 의혹에 이어 이명박 정부 최고실세라는 이상득 의원 관련 의혹까지 동시에 수사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정치적 논란이 일고 있다. 29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 게양대에 내걸린 태극기와 검찰기가 유리문에 비쳐 보이고 있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김경한 발언’ 불쑥 공개…재수사 명분 만들기
2009년 수사팀, 노무현 전 대통령만 피의자로 적시
가족은 자연인 신분…검찰 내부서도 “처벌 쉽잖아”
‘공소권 없음’ 결정한 검찰, 수사 재점화 의도 의심
전직 법무부 장관인 김경한 변호사가 ‘검사 후배’인 최재경 대검 중수부장과 통화한 내용을 29일 검찰이 브리핑 자리에서 공개했다. 매우 이례적인 이번 일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지만, 중론은 대검 중수부가 진행중인 노무현 전 대통령의 딸 노정연(37)씨의 미국 뉴저지 고급 아파트 구입 의혹 수사의 명분을 김 전 장관의 발언에서 끌어대려는 것 아니냐는 쪽으로 모아진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중수부가 이미 움직일 수 없는 증거를 확보했다면, 구태여 김 전 장관과 중수부장 사이의 사적인 통화 내용을 브리핑 자리에서 공개할 이유가 없지 않겠느냐”고 했다. 또다른 검찰 간부는 “통화 상대방의 동의도 받지 않은 채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면 큰 결례가 아니겠느냐”며 발언을 공개한 중수부의 ‘의도’에 의문을 나타냈다.

김 전 장관과 대검의 말을 종합하면, 김 전 장관은 지난 28일 한 신문에 ‘2009년 김 전 장관이 노 전 대통령과 가족 수사는 종결한다’는 발언을 했다고 실린 기사를 보고, 최재경 대검 중수부장에게 사실관계를 바로잡도록 해달라는 전화를 걸었다고 한다.

3년 전 일을 되돌려 보면,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한 2009년 5월23일 김 전 장관은 ‘입장 발표문’을 냈다. 여기에는 ‘현재 진행중인 노 전 대통령에 관한 수사는 종료될 것으로 안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가족에 대한 수사가 종결됐다고 한 적이 없다”는 김 전 장관 발언은, 이 발표문을 두고 한 얘기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당시 노 전 대통령을 겨냥해 가족·측근들에 대한 수사가 진행된 점에 비춰보면, 김 전 장관이 지금 시점에서 노 전 대통령 가족에 관한 발언을 한 건 시사적이다.

더 논란이 되는 건, 검찰이 기자 브리핑에서 외부인인 김 전 장관 발언을 노정연씨 수사의 명분을 세워주는 지렛대인 양 공개한 점이다. “노 전 대통령이 사망한 상태에서 돈의 출처가 노정연씨라면 과연 어떤 처벌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대검 관계자는 불쑥 김 전 장관의 발언 내용을 공개했다. 노 전 대통령 가족이 연루된 사건까지 종결된 것은 아니며, 노정연씨의 미국 아파트 구입 의혹에 대한 수사에 나설 수 있는 근거가 있다는 점을 내비친 셈이다.

검찰은 실제 노 전 대통령의 재정적 후원자였던 박연차(67) 전 태광실업 회장까지 조사하며 수사 의지를 과시하고 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의 사망 이후 ‘공소권 없음’ 처분을 했던 검찰이 그의 가족이 관련된 ‘돈 문제’를 다시 들추는 것은 처벌할 법적 근거가 마땅치 않다는 점에서 ‘젖은 장작에 연기만 피우는 꼴’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금까지 알려진 사실만 놓고 보면, 이번 사건은 외국환거래법 위반에 해당한다. 2009년 1월 정연씨가 미국 뉴저지 아파트 구입 잔금 100만달러(한화 13억원)를 재미동포 이아무개씨 형제와 외제차 수입상 은아무개씨를 통해 ‘환치기’하는 수법으로 아파트 주인 경아무개(43·여)씨에게 보냈다는 것이다.

그런데 검찰은 이 사건을 일선 지검 외사부가 아니라 대검 중수부에 배당했다. 중수부는 노 전 대통령 수사를 맡았던 곳이고, 지금도 당시 수사기록을 캐비닛에 보관하고 있다. 이 때문에 노 전 대통령 사후 ‘공소권 없음’ 결정을 했던 그 사건을 재점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고 있는 것이다.


검찰 수사가 ‘100만달러 출처=노정연’이라는 구도로 귀착된다 해도 처벌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노 전 대통령의 금품수수 의혹 수사에서 피의자는 노 전 대통령 한 사람이었다. 박연차 전 회장이 부인 권양숙씨 등에게 준 돈은 ‘대통령’을 보고 건넨 것으로, 실제 수수자이며 최종 수혜자는 노 전 대통령이라는 게 당시 검찰의 판단이었다. 권씨나 딸 노정연씨 등은 자연인에 불과해, 설령 남편 또는 아버지를 의식해 주는 돈을 받았다 해도 처벌할 법조항이 없다. 검찰 관계자는 “모든 수사는 처벌이 목적인데, 노 전 대통령이 이미 사망해 법적 책임을 물을 대상이 없다. 결국 이번 의혹도 공소권 없음 결정을 할 수밖에 없는 사안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정필 기자 fermat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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