촘스키는 연대편지 보내와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 앞 구럼비 바위가 폭파되기 시작한 7일, 서울에서는 정부를 규탄하는 비상시국회의와 집회가 잇따라 열렸다.
100여개 시민사회단체 중심으로 이뤄진 ‘제주해군기지 건설 저지를 위한 전국대책회의’(대책회의)는 이날 오전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비상시국회의를 열고 정부에 “명분 없는 공사강행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회의에는 강정마을 주민들과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방송인 김미화씨 등 각계각층 인사 20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을 비롯해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씨,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 등 1597명은 이날 결의문을 내어 “제주해군기지 건설 과정에서 드러난 총체적인 문제점과 사회적인 갈등에도 불구하고 지난 2월 이명박 대통령은 건설 강행 방침을 재천명했다”며 “정부가 공권력을 앞세워 기어이 구럼비 발파를 강행하고 이에 항의하는 정당한 외침을 물리력으로 억누르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저녁 7시 서울 청계광장에서는 5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제주해군기지 건설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강행을 규탄하는 촛불집회가 열렸다. 대책회의는 매주 주말을 강정마을 집중 방문의 날로 정했다.
세계적인 석학 노엄 촘스키 매사추세츠공대(MIT) 명예교수도 강정마을 주민들에 대한 연대의 편지를 보냈다. 촘스키 교수는 “평화의 섬 제주를 파괴하는 움직임에 저항해온 이들에게 깊은 감동을 받았다”며 “(해군기지 건설은) 한국과 주변국, 그리고 전세계에 그림자를 드리운다”고 말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뉴욕/권태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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